열자(列子)[完]

列子 楊朱編 [ 19 ] 이 따뜻함을 우리 주군께 바친다면.

강병현 2016. 9. 27. 19:57

列子 楊朱編 [ 19 ] 이 따뜻함을 우리 주군께 바친다면.

 

 

楊朱曰(양주왈)

양주가 말하였다.

生民之不得休息(생민지부득휴식)

인간이 휴식을 취하지 못하는 것은,

爲四事故(위사사고)

네 가지를 위하는 일 때문이다.

一爲壽(일위수)

그 하나는 장수를 위하는 일 때문이요,

二爲名(이위명)

그 둘은 명예를 위하는 일 때문이요,

三爲位(삼위위)

그 셋은 지위를 위하는 일 때문이요,

四爲貨(사위화)

그 넷은 재화를 위하는 일 때문이다.

有此四者(유차사자)

이 네 가지가 있는 사람은,

畏鬼(외귀) 畏人(외인)

귀신을 두려워하고, 인간을 두려워하고,

畏威(외위) 畏刑(외형)

위세를 두려워하고, 형벌을 두려워한다.

此謂之遁人也(차위지둔인야)

이것을 천명을 피하려는 둔인(遁人)이라고 한다.

可殺可活(가살가활) 制命在外(제명재외)

죽이거나 살리거나, 그 생명을 제재할 수 있는 것은 외물(外物)이다.

不逆命(부역명) 何羨壽(하선수)

천명을 거스르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장수를 부러워 할 것인가,

不矜貴(부긍귀) 何羨名(하선명)

()를 자랑하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명예를 부러워 할 것인가,

不要勢(부요세) 何羨位(하선위)

위세를 바라지 않는다면, 어찌하여 지위를 부러워 할 것인가,

不貪富(불탐부) 何羨貨(하선화)

()를 탐하지 않으면, 어찌하여 재화를 부러워 할 것인가,

此之謂順民也(차지위순민야)

이것은 천명에 따르는 순민(順民)이라고 한다.

天下無對(천하무대) 制命在內(제명재내)

천하에 대립하는 것이 없이, 생명을 제재하는 것은 내심(內心)이다.

故語有之曰(고어유지왈)

그러므로 옛말에 이르기를,

人不婚宦(인부혼환) 情欲失半(정욕실반)

사람이 결혼하지 않고 벼슬길에 나가지 않으면, 정욕의 반을 잃고,

人不衣食(인부의식) 君臣道息(군신도식)

입고 먹지 않으면, 군주의 도가 필요없고 신하의 도가 필요 없다.’고 했다.

周諺曰(주언왈)

()나라 속담에 이르기를,

田父可坐殺(전부가좌살)

농부는 앉혀두고 죽일 수 있다.’는 말이 있다.

晨出夜入(신출야입) 自以性之恆(자이성지긍)

아침에 일찍 나가고 밤늦게 들어와서, 스스로 천성(天性)을 익힌다.

啜菽茹藿(철숙여곽) 自以味之極(자이미지극)

콩을 먹고 콩잎으로 끓인 국을 먹으면서, 스스로 맛의 극치라고 생각한다.

肌肉粗厚(기육조후) 筋節[+](근절권급)

살갗은 거칠고 딱딱하며, 근육의 마디는 쭉쭉 뻗지 못한다.

一朝處以柔毛綈幕(일조처이유모제막)

그런 그를 일단 부드러운 모포나 두꺼운 명주에 앉게 하고,

薦以梁肉蘭橘(천이량육난귤)

좋은 쌀밥과 고기반찬에 향기로운 귤을 권한다면,

[+]體煩(심원체번) 內熱生病矣(내열생병의)

마음이 막히고 몸이 번거러워 져서, 안으로 열이 생겨 병이 되고 만다.

商魯之君與田父侔地(상노지군여전부모지)

()과 노()의 군주를 농부와 지위가 같게 한다면,

則亦不盈一時而憊矣(즉역부영일시이비의)

또한 한 때를 채우지 못하고 지쳐 버릴 것이다.

故野人之所安(고야인지소안)

그러므로 야인(野人)이 편안하다고 생각하는 것이나,

野人之所美(야인지소미) 謂天下無過者(위천하무과자)

야인이 아름답다고 생각하는 것은, 천하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한다.

昔者宋國有田夫(석자송국유전부)

옛날 송나라에 한 농부가 있었는데,

常衣縕黂(상의온분) 僅以過冬(근이과동)

언제나 남루한 베옷을 입고, 겨우 그것으로 겨울을 나다가,

曁春東作(기춘동작) 自曝於日(자폭어일)

봄이 되어 농사일을 시작하여서나, 스스로 따뜻한 햇볕을 쬐게 된다.

不知天下之有廣廈隩室(부지천하지유광하오실)

천하에 크고 넓은 저택과 깊숙한 곳의 따뜻한 방이나,

綿纊狐貉(면광호맥)

솜을 둔 옷이나 짐승의 가죽으로 만든,

털옷 따위가 있다는 것을 모르고 있던 농부는,

顧謂其妻曰(고위기처왈)

자기 아내를 돌아보고 말하기를,

負日之暄(부일지훤) 人莫知者(인막지자)

햇볕을 등에 받는 그 따뜻함을, 사람들은 알지 못할 것이오,

以獻吾君(이헌오군) 將有重賞(장유중상)

이 따뜻함을 우리 주군께 바친다면, 장차 후한 상을 내릴 것이오.’라고 했다.

里之富室告之曰(리지부실고지왈)

이 말을 들은 마을의 부잣집 사람이 그에게 말하기를,

昔人有美戎菽(석인유미융숙)

옛날에 어떤 사람이 콩과,

甘枲莖芹萍子者(감시경근평자자)

모시풀과 미나리와 개구리밥 따위를 맛이 있다고 하여,

對鄕豪稱之(대향호칭지)

향리(鄕里)의 호족에게 좋다고 권하였다.

鄕豪取而嘗之(향호취이상지)

향리의 호족이 그것들을 취해다고 맛을 보니,

蜇於口(철어구) 慘於腹(참어복)

그 맛이 입을 찌르는 듯하고, 배가 몹시 아팠다.

衆哂而怨之(중신이원지)

그래서 많은 사람들에게 비웃음을 받고 그를 원망하니,

其人大慚(기인대참) 子此類也(자차류야)

그 사람이 크게 부끄러워했다는데, 네가 그런 사람이다.’라고 하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