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說符編 [ 22 ] 그대는 무엇 하는 사람이오?

강병현 2016. 10. 5. 16:17

列子 說符編 [ 22 ] 그대는 무엇 하는 사람이오?

 

 

東方有人焉(동방유인언) 曰爰旌目(왈원정목)

동방에 한 사람이 있는데, 그를 원정목이라 한다.

將有適也(장유적야) 而餓於道(이아어도)

어느 고장에 가고자 하여 가다가 길에서 굶주려 쓰러 졌다.

狐父之盜曰丘(호부지도왈구)

호보에 구라고 하는 도둑이 있는데,

見而下壺餐以餔之(견이하호찬이포지)

그 광경을 보고 항아리에서 밥을 꺼내 그에게 먹였다.

爰旌目三餔而後能視(원정목삼포이후능시) ()

원정목이 세 술을 받아먹고 나서 잘 살펴보며, 말하였다.

子何爲者也(자하위자야)

그대는 무엇 하는 사람이오?”

()

구가 대답 하였다.

我狐父之人丘也(아호부지인구야)

나는 호보에 사는 구라는 사람이오.”

爰旌目曰(원정목왈)

이에 원정목이 말하였다.

() 汝非盜耶(여비도야)

아아 너는 도둑이 아니가.

胡爲而食我(호위이식아)

무엇 때문에 나에게 밥을 먹이는가?

吾義不食子之食也(오의부식자지식야)

나는 도의상 너의 밥을 먹지 않는다.”

兩手據地而歐之(량수거지이구지)

그리고는 두 손으로 땅을 짚고 먹은 것을 토해 내려고 하는데,

不出(부출)

나오지 않았다.

喀喀然遂伏而死(객객연수복이사)

그래서 계속 캑캑하는 소리를 내면서 토하다가 드디어 엎드려 죽었다.

狐父之人則盜矣(호부지인즉도의)

호보의 사람은 곧 도둑이었다.

而食非盜也(이식비도야)

그러나 밥은 도둑이 아니다.

以人之盜(이인지도) 因謂食爲盜(인위식위도)

사람이 도둑이라고 해서, 밥도 도둑질을 한다고 생각하고,

而不敢食(이부감식) 是失名實者也(시실명실자야)

굳이 먹지 않은 것은, ()이나 실()을 잃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