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說符編 [ 23 ] 충성을 보이기 위해 죽은 주려숙(柱厲叔)

강병현 2016. 10. 5. 16:18

列子 說符編 [ 23 ] 충성을 보이기 위해 죽은 주려숙(柱厲叔)

 

 

柱厲叔事莒敖公(주려숙사거오공)

주숙려는 거나라의 오공을 섬겼는데,

自爲不知己者(자위부지기자) 居海上(거해상)

스스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여, 물러나 바닷가에 살면서,

夏日則食菱芰(하일즉식능기) 冬日則食橡栗(동일즉식상률)

여름이면 마름의 열매를 먹고, 겨울에는 상수리와 밤을 먹으면서 살았다.

莒敖公有難(거오공유난)

그런데 거나라 오공에게 국난이 일어나니,

柱厲叔辭其友而往死之(주려숙사기우이왕사지)

주려숙은 그 벗에게 말하기를 가서 오공을 위해 죽겠다고 하는 것이었다.

其友曰(기우왈)

그래서 그 벗이 말하였다.

子自以爲不知己(자자이위부지기) 故去(고거)

그대는 스스로 오공이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해서 물러났다.

今往死之(금왕사지)

그런데 지금 가서 그를 위해 죽겠다고 하는 것은,

是知與不知無辨也(시지여부지무변야)

알아주는 것과 알아주지 않는 것의 분별이 없는 것이 아닌가?”

柱厲叔曰(주려숙왈)

주려숙이 대답하였다.

不然(불연) 自以爲不知(자이위부지)

그렇지 않다. 스스로 자기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하여,

故去(고거) 今死(금사)

물러난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 죽어 보이는 것은,

是果不知我也(시과부지아야)

이와 같이 충성을 다하는데도

군주가 그것을 알아주지 않은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서이다.

吾將死之(오장사지)

내가 장차 그를 위해 죽음으로써,

以醜後世之人主不知其臣者也(이추후세지인주부지기신자야)

후세의 군주가 그 신하를 알아주지 않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게 하기 위해서이다.”

凡知則死之(범지즉사지) 不知則弗死(부지즉불사)

무릇 알아주면 그를 위해 죽고, 알아주지 않으면 죽지 않는 것이,

此直道而行者也(차직도이항자야)

정도로서 행할 일이다.

柱厲叔可謂懟以忘其身者也(주려숙가위대이망기신자야)

그런데 주려숙은 원한을 품어 그것으로써 그 몸을 잊은 사람이라고 이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