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八 治體 6. 더럽고 거친 것을 감싸주고 맨발로 강을 건넌다.
泰之九二曰(태지구이왈)
태괘(泰卦) 구2효에 말하기를,
包荒(포황) 用憑河(용빙하)
"더럽고 거친 것을, 감싸주고 맨발로 강을 건넌다"하였으며,
傳曰(전왈)
<역전(易傳)>에 말하기를,
人政安肆(인정안사) 則政舒緩(즉정서완) 而法度廢弛(이법도폐이)
"사람이 하는 정치가 마음대로이고, 정치가 느슨해져, 법도가 무너지면,
庶事無節(서사무절) 治之之道(치지지도)
모든 일에 절조가 없어지는 데, 다스리는 방법은,
必有包含荒穢之量(필유포함황예지량)
더럽고 거친 것을 감싸주는 덕성이 있어야 한다.
則其施爲寬裕詳密(즉기시위관유상밀)
그렇게 시행하는 정치가 여유가 있어 넉넉해 지며 세밀하니,
弊革事理(폐혁사리) 而人安之(이인안지)
폐단이 고쳐지는 일의 이치로서, 사람들은 편안하게 되는 것이다.
若無含宏之道(약무함굉지도) 有忿疾之心(유분질지심)
만약 널리 감싸주는 도량이 없고, 성내는 마음만 있다면,
則無深遠之慮(즉무심원지려) 有暴擾之患(유폭요지환)
곧 깊고 먼 사려는 없어지고, 어지러운 걱정이 있게 되는 것이니,
深弊未去而近患已生矣(심폐미거이근환이생의)
깊은 폐단이 없어지기도 전에 가까운 걱정이 생길 뿐이다.
故在包荒也(고재포황야)
그러므로 거친 것을 감싸주는 데 있는 것이다.
自古泰治之世(자고태치지세) 必漸至於衰替(필점지어쇠체)
옛부터 태평하게 잘 다스려진 세상이, 반드시 점점 쇠체에 이르는 것은,
蓋由狃習安逸(개유뉴습안일)
대개 안일한 습성에 젖어서 옛 버릇만을 따랐기 때문이다.
因循而然自非剛斷之君(인순이연자비강단지군) 英烈之輔(영열지보)
굳센 과단성이 있는 임금과, 영특하고 절조가 강한 신하가 아니고서는,
不能挺特奮發(불능정특분발) 以革其弊也(이혁기폐야)
곧은 뜻을 지키고 분발하여, 그 폐습을 개혁할 수가 없는 것이다.
故曰(고왈)
그러므로 말하기를,
用憑河(용빙하) 或疑(혹의)
‘맨발로 강을 건넌다’고 한 것이다. 혹은 의심하여,
上云包荒(상운포황) 則是包含寬容(즉시포함관용)
거칠고 더러운 것을, 감싸 준다는 위의 말은 곧 관용으로 포섭하는 것이며,
此云用憑河(차운용빙하) 則是奮發改革(즉시분발개혁)
맨발로 강을 건너듯 과단성을 쓴다는 말은, 곧 분발하여 개혁함이니,
似相反也(사상반야)
비슷한듯 하지만 서로 반대의 의미인 것이다.
不知以含容之量(부지이함용지량) 施剛果之用(시강과지용)
그러나 포용의 역량있는 도리로써, 굳세고 과감한 정치를 시행하는 것,
乃聖賢之爲也(내성현지위야)
이것이 바로 성현의 일임을 알지 못하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천역전(伊川易傳)>태괘(泰卦) 구2전(九二箋)
<주역> 태괘(泰卦) 구2효(九二爻)를 풀이한 것으로, 쇠폐한 세상을 바로 잡아야 할 것을 말하였다. 더럽고 거친 것을 포용하는 관대한 마음과, 맨발로 강을 건너는 과단성이 있으면 태평하게 다스리는 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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