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八 治體 4. 사냥할 때에는 반드시 한 면을 터놓는다
比之九五曰(비지구오왈)
비괘(比卦) 구5효에 말하기를,
顯比(현비) 王用三驅(왕용삼구)
"친함을 나타내는 것이다. 임금은 사냥할 때 삼면에서 몰지만,
失前禽(실전금)
앞으로 뛰어 가는 짐승은 놓아 준다" 하였다.
傳曰(전왈)
<역전>에 말하기를,
人君比天下之道(인군비천하지도)
"임금이 천하의 도에 친근함은,
當顯明其比道而已(당현명기비도이이)
마땅히 자기가 도에 친근함을 밝히는 것뿐이다.
如誠意以待物(여성의이대물)
마치 정성스런 마음으로써 사물을 대하고,
恕己以及人(서기이급인)
자기를 용서하는 것을 남에게 미치게 하도록 하여,
發政施仁(발정시인)
정치를 행하고 어진 일을 베풀어서,
使天下蒙其惠澤(사천하몽기혜택)
온 천하 사람들로 하여금 그 혜택을 입도록 한다면,
是人君親比天下之道也(시인군친비천하지도야)
이것이 임금으로서 천하의 도에 친근해 지는 것이다.
如是天下孰不親比於上(여시천하숙불친비어상)
이와 같다면 천하에 그 누구도 임금과 친하지 않을 것인가.
若乃暴其小仁(약내폭기소인)
만약 임금이 적은 인(仁)으로 난폭한 짓을 하며,
違道干譽(위도간예)
도를 어기고 명예를 구하면서도,
欲以求天下之比(욕이구천하지비) 其道亦已狹矣(기도역이협의)
천하의 사람들과 친근해지려 한다면, 그 도는 또한 협소할 뿐이니,
其能得天下之比乎(기능득천하지비호)
어떻게 천하의 친근함을 능히 얻을 수 있겠는가.
王者顯明其比道(왕자현명기비도)
왕된 자가 도에 친근하다는 것을 분명히 밝힌다면,
天下自然來比(천하자연래비)
온 천하의 사람들이 와서 자연히 친근해질 것이다.
來者撫之(내자무지)
오는 자들을 어루만져 주되,
固不煦煦然求比於物(고불후후연구비어물)
부드러운 모습으로 외물(外物)에 친근해지기를 바랄 필요는 없다.
若田之三驅(약전지삼구) 禽之去者(금지거자) 從而不追(종이불추)
마치 사냥을 할 때 삼면에서, 짐승을 몰되, 도망가는 짐승은 좇지 않고,
來者則取之也(내자즉취지야) 此王道之大(차왕도지대)
오는 짐승만을 잡는 것과 같은 것이니, 임금의 도는 위대한 것이며,
所以其民皞皞而莫知爲之者也(소이기민호호이막지위지자야)
백성들은 여유가 있고 침착하지만 그 까닭을 모르는 것이다.
非惟人君比天下之道如此(비유인군비천하지도여차)
오직 임금이 천하의 도와 친근한 것만이 아니라,
大率人之相比莫不然(대솔인지상비막불연)
대체로 사람들의 서로 친근함도 그렇지 않음이 없다.
以臣於君言之(이신어군언지) 竭其忠誠(갈기충성) 致其才力(치기재력)
신하로서 임금의 말에, 그 충성을 다하고, 그 재능과 힘을 다하는 것은,
乃顯其比君之道也(내현기비군지도야)
그가 임금에게 친근하는 도를 나타내는 것인데,
用之與否(용지여부) 在君而已(재군이이)
쓰고 안쓰고의 여부는, 임금에게 달린 것이다.
不可阿諛逢迎求其比己也(불가아유봉영구기비기야)
아첨하고 비위를 맞춤으로써 자기에게 친근해 지기를 구해서는 안 된다.
在朋友亦然(재붕우역연)
벗 사이에서도 또한 그렇다.
修身誠意以待之(수신성의이대지)
자기의 몸을 닦고 정성된 뜻으로 상대하면 된다.
親己與否(친기여부) 在人而已(재인이이)
자기에게 친근한가 아닌가는, 상대에게 달려 있는 것이다.
不可巧言令色(불가교언영색) 曲從苟合(곡종구합)
교묘한 말과 얼굴빛을 꾸며서, 뜻을 굽히고 분별없이 구차하게 영합함으로써,
以求人之比其也(이구인지비기야)
사람이 자기에게 친근해 지기를 구하는 것은 안 된다.
於鄕黨親戚(어향당친척) 於衆人(어중인) 莫不皆然(막불개연)
이웃 사람들이나 친척들, 그리고 여러 사람을 대하는 것도, 모두 이와 같으니,
三驅失前禽之義也(삼구실전금지의야)
짐승을 삼면에서 몰아 도망가는 짐승을 놓아주는 의리인 것이다"고 하였다.
<이천역전(伊川易傳)>비괘(比卦)구5전(九五箋)
<주역>비괘 구5효를 풀이한 것이다. 성심으로써 사물을 대하고 자신을 용서하는 마음으로써 남을 대하며, 인을 베풀어서 변함없는 친화의 도를 갖는 자라면 천하의 도를 얻은 것이다. 또한 화목하게 천하를 통치할수 있는 임금에게는 백성들도 윗사람으로 하여금 중용의 도를 지키게 한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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