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八 治體 9. 거세(去勢)한 돼지의 어금니이니 길하다

강병현 2020. 11. 12. 20:23

卷八 治體 9. 거세(去勢)한 돼지의 어금니이니 길하다

 

 

大畜卦(대축괘)

육5효에서 말하기를,

 

豶豕之牙吉(분시지아길)

"거세(去勢)한 돼지의 어금니이니 길하다"고 하였다.

 

傳曰(전왈)

<역전>에 말하기를,

 

物有總攝(물유총섭) 事有機會(사유기회)

"물건에 총섭(總攝)이 있고, 일에는 기회가 있다.

 

聖人操得其要(성인조득기요) 則視億兆之心猶一心(즉시억조지심유일심)

성인(聖人)은 그 요점을 얻어서, 억조의 마음을 오로지 한 마음으로 보고,

 

道之斯行(도지사행) 止之則濈(지지즉즙)

도를 따라 행하며, 머물러서 수습을 한다.

 

故不勞而治(고부로이치)

그러므로 수고하지 않고 다스리니,

 

其用若豶豕之牙也(기용약분시지아야)

그 효용이 마치 거세한 돼지의 어금니와 같다는 것이다.

 

豕剛躁之物(시강조지물)

돼지는 강하고도 성미가 급한 짐승이다.

 

若强制其牙(약강제기아)

만약 그 어금니를 강제로 제거하려고 한다면,

 

則用力勞而不能之(즉용력로이부능지)

힘만 빠질 따름이지 그것을 제거시키지 못할 것이다.

 

若豶去其勢(약분거기세) 則牙雖存(즉아수존)

그러나 거세해 버린다면, 비록 그 어금니를 지니고 있다고 할지라도,

 

而剛躁自止(이강조자지)

강하고 급한 것은 스스로 그치게 된다.

 

君子法豶豕之義(군자법분시지의)

군자라고 한다면 거세한 돼지의 뜻을 본받아서,

 

知天下之惡不可以力制也(지천하지악부가이역제야)

천하의 악은 힘으로 제압할 수 없음을 알아야 한다.

 

則察其機(즉찰기기) 指其要(지기요) 塞絶其本原(색절기본원)

곧 그 기회를 살펴서, 요점을 가지고, 그 근본을 막아 없앰으로써,

 

故不假刑法嚴峻(고부가형법엄준) 則惡自之也(즉악자지야)

엄한 형벌이나 법을 가하지 않고도, 악을 저절로 그치게 하는 것이다.

 

且如止盜(차여지도)

또한 도둑을 막는 것과도 같다.

 

民有欲心(민유욕심) 見利則動(견리즉동)

백성들은 욕심이 있으니, 이익을 보면 곧 움직인다.

 

苟不知敎(구부지교) 而迫於饑塞(이박어기색)

진실로 가르침을 알지 못하고, 굶주림에 쫓기다 보면,

 

雖刑殺日施(수형살일시)

비록 형벌과 사형이 날마다 시행된다고 할지라도,

 

其能勝億兆利欲之心乎(기능승억조리욕지심호)

수많은 이욕(利欲)의 마음을 능히 이기겠는가?

 

聖人則知所以止之之道(성인즉지소이지지지도)

성인(聖人)은 멈추게 하는 도를 알고 있으므로,

 

不尙威刑(부상위형) 而修政敎(이수정교)

엄한 형벌을 높이지 않고, 정치와 교화를 닦으니,

 

使之有農桑之業(사지유농상지업) 知廉恥之道(지렴치지도)

그들로 하여금 농상의 업이 있게 하고, 염치의 도를 알게 함으로써,

 

雖賞之(수상지) 不竊矣(부절의)

비록 상을 준다고 할지라도, 도둑질을 하지 않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이천역전(伊川易傳)>대축괘(大畜卦) 육5전(六五箋)

 

강포한 사람들을 제압하려면 그기틀과 요점을 살펴서 근본을 다스림으로써 스스로 굴복할수 있게 해야한다. 마치 사나운 돼지를 꺾기 위하여 어금니를 뽑기보다는 거세시켜서 자연히 온순해지게 만드는 것과 같다는 말이다. 곧 근본적인 수단이 중요하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