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八 治體 25. 부모의 마음으로 백성을 대하게 하라

강병현 2020. 11. 18. 10:01

卷八 治體 25. 부모의 마음으로 백성을 대하게 하라

 

 

橫渠先生答范巽之書曰(횡거선생답범손지서왈)

횡거 선생이 범손지(范巽之)에게 답한 글에 말하기를,

 

朝廷以道學政術爲二事(조정이도학정술위이사)

"조정에서는 도(道)의 학문과 정치를 두 가지 일로 보는데,

 

此正自古之可憂者(차정자고지가우자)

이것은 옛부터 걱정하고 있었던 일이다.

 

巽之謂(손지위) 孔孟可作(공맹가작)

손지는 이르기를, 공자와 맹자는 이룰 수 있다고 하였는데,

 

將推其所得而施諸天下邪(장추기소득이시제천하사)

장차 그 도학을 미루어 천하에 베풀 수 있다는 것인가.

 

將以其所不爲而强施之於天下歟(장이기소부위이강시지어천하여)

장차 그 법만으로써 강제로 천하에 베풀 수 있다는 것인가.

 

大都君相以父母天下爲王道(대도군상이부모천하위왕도)

대체로 임금과 재상은 부모가 되는 것으로써 천하의 왕도로 삼는 것이다.

 

不能推父母之心於百姓(부능추부모지심어백성)

부모의 마음으로써 백성을 대하지 못한다면,

 

謂之王道可乎(위지왕도가호)

어찌 왕도라고 할 수 있겠는가.

 

所謂父母之心(소위부모지심) 非徒見於言(비도견어언)

부모의 마음이라는 것은, 말로 나타내서는 안 되며,

 

必須視四海之民(필수시사해지민) 如己之子(여기지자)

반드시 사해(四海)의 백성 보기를, 내 자식을 보는 것 같이 해야 한다.

 

說使四海之內(설사사해지내) 皆爲己之子(개위기지자)

설사 사해(四海) 안의 사람들을, 모두 내 자식으로 여기고,

 

則講治之術(칙강치지술) 必不爲秦漢之少恩(필부위진한지소은)

정치를 편다면, 반드시 진한(秦漢)의 가혹한 정치를 하지 않을 것이며,

 

必不爲五佰之假名(필부위오백지가명)

반드시 오패의 이름을 빌리지 않을 것이다.

 

巽之爲朝廷言(손지위조정언)

손지(巽之)는 조정을 위하여 말하라.

 

人不足與適(인부족여적)

임금이 사람을 등용함에 있어서 잘못이 있다고 지적하지 말고,

 

政不足與間(정부족여간)

정사가 부족됨을 비난하지 말며,

 

能使五君愛天下之人如赤子(능사오군애천하지인여적자)

능히 우리 임금이 천하의 사람들을 내 적자와 같이 사랑한다면,

 

則治德必日新(즉치덕필일신)

다스리는 덕은 반드시 날이 갈수록 새로워 지고,

 

人之進者必良士(인지진자필양사)

임용된 사람은 반드시 좋은 신하가 될 것이니,

 

帝王之道不必改途而成(제왕지도부필개도이성)

제왕의 도를 고치지 않는다고 해도

이제삼왕(二帝三王) 시대의 정치와 같이 이상적으로 이루어 질 것이며,

 

學與政不殊心而得矣(학여정부수심이득의)

학문과 정치를 행하는 마음을 달리하지 않고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하였다.

 

<횡거문직(橫渠文集)>

 

이 글은 범손지가 조정의 부름을 받고 대책을 세우고자, 스승인 장횡거에게 물은 것에 대한 회답이다. 도의 학문과 정술(政術)은 두 가지가 아니니 대립은 있을 수가 없는 것이다. 인부족여적(人不足與適) 정부족여간(政不足與間)이란 말은, <맹자> 이루장구상편(離婁章句上篇)에 말하기를, "임금이 사람을 쓰는 데 있어서 잘못을 일일이 지적할 것이 못되고, 정사가 옳지 않다고 비난할 것도 못 된다"는 말에서 인용한 것으로, 오직 임금의 그릇된 마음을 바로잡아 올바르게 함으로써 신하 이하 백성도 올바르게 되는것이니, 비로소 왕도가 이루어진다는 것이다. 천하백성의 부모와 같이 베푸는 것이 왕도(王道) 이며, 신하가 된 자는 임금의 정치에 책망이나 비난을 하지말고 오로지 옳은 길로 바로 잡아 줌으로써 왕도를 펼수 있으니 교화가 이루어 지는 것이라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