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九 治法 1. 예악으로 백성들을 교화시켜야 한다

강병현 2020. 11. 18. 10:08

卷九 治法 1. 예악으로 백성들을 교화시켜야 한다

 

 

濂溪先生曰(염계선생왈)

염계 선생이 말하기를,

 

古者聖王制禮法(고자성왕제예법) 修敎化(수교화) 三綱正(삼강정)

"옛 성왕은 예법을 제정하여, 교화를 닦고, 삼강(三綱)을 바르게 하였으며,

 

九疇敍百姓大和(구주서백성대화) 萬物咸若(만물함약)

구주(九疇)를 펴서 백성들을 크게 화합시키니, 만물이 이에 따랐다.

 

乃作樂以宣八風之氣(내작악이선팔풍지기)

이에 음악을 만들어 팔풍(八風)의 기(氣)를 펴서,

 

以平天下之情(이평천하지정)

천하 사람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하였다.

 

故樂聲淡而不傷(고악성담이불상) 和而不淫(화이불음)

그러므로 음악소리는 맑아서 마음을 상하지 않고, 음탕하지 않고 화락하여,

 

入其耳感其心(입기이감기심) 莫不淡且和焉(막부담차화언)

귀에 들어오면 그 마음을 감동시키니, 맑고 화평하지 않음이 없었다.

 

淡則欲心平(담즉욕심평) 和則躁心釋(화즉조심석)

맑아지면 욕심이 평탄해 지고, 화락하면 조급하고 거친 마음이 풀어 진다.

 

優柔平中(우유평중) 德之盛也(덕지성야)

마음이 넉넉하고 부드러워 져서 안정되는 것은, 덕이 성한 것이며,

 

天下化中(천하화중) 治之至也(치지지야)

천하가 감화되어 중정이 되는 것은, 잘 다스려 진 것이다.

 

是謂道配天地(시위도배천지) 古之極也(고지극야)

이것을 일러 도가 천지와 짝한다고 하는 것이며, 옛 음악의 극치인 것이다.

 

後世禮法不修(후세예법부수) 政刑苛紊(정형가문)

후세에는 예법이 다스려 지지 않아서, 형정(刑政)이 가혹하고 문란해 져서,

 

縱欲敗度(종욕패도) 下民困苦(하민곤고)

위정자는 욕심을 멋대로 부리며 법도를 깨뜨리므로, 백성들은 고달퍼 졌다.

 

謂古樂不足聽也(위고악부족청야)

옛날의 음악은 듣기에 족한 것이 없다고 말하며,

 

代變新聲(대변신성)

새로운 음악으로 변화시켜 놓았으나,

 

妖淫愁怨導欲增悲(요음수원도욕증비)

요사스럽고 음탕하고 근심스럽고 원망스러워 슬픔을 더욱 유발시키므로,

 

不能自止(부능자지)

스스로 억제할 수 없게 된 것이다.

 

故有賊君棄父(고유적군기부)

그러므로 임금을 시역(弑逆)하고 부모를 버리며,

 

輕生敗倫(경생패륜)

목숨을 가벼이 여기고 인륜(人倫)을 무너 뜨리니,

 

不可禁者矣(부가금자의)

금지시킬 수 없게 되었다.

 

鳴呼(명호) 樂者古以平心(악자고이평심)

아아! 음악이라는 것은 옛날에는 사람의 마음을 평안하게 하였으나,

 

今以助欲(금이조욕) 古以宣化(고이선화)

지금은 욕심을 조장시키며, 옛날에는 교화를 폈으나,

 

今以長怨(금이장원)

지금은 원망을 기르게 하는구나.

 

不復古禮(불복고례)

옛 예법으로 되돌아 가지 않고,

 

不變今樂而欲致治者(불변금악이욕치치자)

지금의 음악을 바꾸지 않고서 잘 다스려 지기를 바라는 것은,

 

遠哉(원재)

요원한 것이구나!"라고 하였다.

 

<통서(通書)>제19(第十九) 악상편(樂上篇)

 

천하를 다스리는 데, 우선 예악(禮樂)을 먼저 해야 백성들을 교화시킬 수 있다고 하였다. 예법이 바르면 형정(刑政)이 가혹 하지 않으니, 음악도 맑아서 백성들은 즐거워 근심과 원망이없는 것이다. 그러나 예법이 바르지 않으면 이에따라 행정이 바르지 않게 되어 가혹하고 음악은 요음(妖淫)하니, 백성들은 근심과 원망이 쌓이는 것이다. 심지어는 삶을 가벼이 여기고 인륜을 무너뜨리니 임금을 시역하기에 이르고, 부모도 서슴없이 버리는 패역이 발생 하는 것이다. 전통적인 유가(儒家)의 설법으로서 예악이 치란(治亂)의 요점이 됨을 말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