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 여행

명심보감 : 5.정기편(正己篇) 상

강병현 2007. 8. 18. 01:44
性理書(성리서)에 云(운), 見人之善而尋己之善(견인지선이심기지선)하고 見人之惡而尋己之惡(견인지악이심기지악)이니 如此(여차)면 方是有益(방시유익)이니라.

 


  《성리서》에 이르기를, 다른 사람의 착함을 보고 자신의 착함을 찾고, 다른 사람의 악함을 보고 자신의 악함을 찾게 되니 이같이 하면 드디어 이로움이 있을 것이다.

 if one finds goodness within oneself by seeing other's goodness and finds evil within oneself by seeing other's evil, it will eventually lead oneself to good.

 


지존파니 교수 살부사건이니 하여 사회가 들썩였던 적이 있다. 온 국민을 공포와 분노에 빠지게 한 그들이지만, 화면에 비친 너무나 태연하고 당당한 모습에 허탈한 기분마저 느껴야 했다. 천인공노할 악행을 악행으로 못 느꼈던 그들을 생각하면서 <성선설>이 의심스럽기까지 했다. 알베르 카뮈가 한 말이 있다.


“세상에 존재하는 악은 대부분이 항상 무지에서 비롯된다. 지식이 없으면 선량한 의지도 악의처럼 많은 피해를 줄 수 있다.”

사람의 본성이 선하다 해도 끊임없이 선을 배우고 악을 분별하는 데 힘쓰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또 다른 지존파를 두려워하는 마음으로 모든 사람에게 배우려는 자세가 지금 우리에게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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景行錄(경행록)에 云(운), 大丈夫(대장부)는 當容人(당용인)이언정 無爲人所容(무위인소용)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대장부는 마땅히 남을 용서할지언정 남에게서 용서를 받아서는 안 된다.

 a true gentleman will justly forgive others but it is not appropriate for him to be in the position of being forgiven by others.

 


  한 마을에 수도승과 창녀가 마주보고 살았다. 어느 날 참다 못한 수도승이 창녀를 꾸짖고는 그 짓을 할 때마다 돌을 던지겠다고 했다. 얼마 못 가 창녀의 집앞에는 커다란 돌무더기가 생겼다. 생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하는 일이었지만 창녀는 집앞에 쌓인 돌무더기를 보자 신에 대한 두려움과 양심의 가책을 억누를 수 없었다. 그날 밤 창녀는 괴로움에 시달리며 죽었다. 우연찮게 수도승도 같은 날 죽게 되었다. 과연 신의 심판은 어떻게 내려졌을까?


신의 심판은 공정했다. 창녀는 생계를 위하여 용인된 죄를 범했지만 늘 죄인으로 살아야 했다. 그녀를 벌할 수 있는 자는 신밖에 없었으나 신은 그녀를 천국으로 보냈다. 한편 예상치 않게 염라대왕 앞으로 가게 된 수도승은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심판은 준엄했다.


“너는 비록 몸은 깨끗했지만 마음은 항상 그 여인의 음란을 꾸짖고 죄를 헤아리는 데 열중했기 때문에 언제나 죄와 음란으로 가득차 있었다. 진정 매춘을 한 사람은 바로 너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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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公曰(태공왈), 勿以貴己而賤人(물이귀기이천인)하고 勿以自大而蔑小(물이자대이멸소)하고 勿以恃勇而輕敵(물이시용이경적)하라.

 


  태공이 말하기를, 자기의 몸이 귀하다고 남을 천하게 여기지 말며, 자기 자신이 크다고 하여 남의 작음을 멸시하지 말고, 자신의 용맹을 믿고 적을 가볍게 여기지 말라.

 one should not belittle others while considering oneself to be precious and one should not insult others for their weakness while considering oneself to be great and one should not underestimate one's enemy while believing oneself to be dauntless.

 


  옛날 그리스 아티카에 재산 자랑이 유별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여러 재산 가운데서도 논밭이 많은 것에 대해 거들먹거리고 다녔다. 하루는 소크라테스가 그에게 세계지도를 보이며 아티카를 찾아보라고 했다. 그는 어렵지 않게 찾아내고는 의기양양해졌다. 그러자 이번에는 그의 논밭을 찾아보라고 했다. 그는 거만하게 웃으며 샅샅이 찾아보았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안절부절못하는 그의 모습을 보고 소크라테스는 말했다.


“당신이 가진 것이 아무리 크고 높다 해도 세상의 눈으로 보면 하잘 것 없소. 그런 보잘 것 없는 것을 가지고 자만에 빠지고 남을 업신여겨 온 게 바로 당신이었소.”

겸양이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칭송받는 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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馬援(마원)이 曰(왈), 聞人之過失(문인지과실)이어든 如聞父母之名(여문부모지명)하여 耳可得聞(이가득문)이언정 不可言也(불가언야)니라.

 


  마원이 말하기를, 남의 잘못을 듣거든 마치 어버이의 이름을 들은 것처럼 하여, 귀로 듣더라도 입으로는 말하지 말라.

 when hearing of the wrongs of others, regard it as hearing the names of your father and mother, and do not speak any more with your mouth even if you have got something to speak you have heard of.

 


  남의 잘잘못을 잘 가리는 사람도 자신의 결점이나 잘못은 쉽게 깨닫지 못한다. 설사 그것을 알더라도 남 앞에 솔직히 고백하기는 더욱 어렵다. 그러나 남의 결점이 타산지석이 되듯 자신의 결점 역시 전화위복이란 말처럼 훌륭한 교사가 될 수 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말한다.


“다른 사람의 결점이 눈에 띄는 것은 자기 자신을 잊어버렸을 때 생기는 현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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康節召先生(강절소선생)이 曰(왈), 聞人之謗(문인지방)이라도 未嘗怒(미상로)하며 聞人之譽(문인지예)라도 未嘗喜(미상희)하며 聞人之惡(문인지악)이라도 未嘗和(미상화)하라. 聞人之善則就而和之(문인지선즉취이화지)하고 又從而喜之(우종이희지)하라.

其詩(기시)에, 樂見善人(낙견선인)하며 樂聞善事(낙문선사)하며 樂道善言(낙도선언)하고 樂行善意(낙행선의)하라.聞人之惡(문인지악)이어든 如負芒刺(여부망자)하고 聞人之善(문인지선)이어든 如佩蘭蕙(여패란혜)하라.

 


  강절 소선생이 말하기를,

남으로부터 비방을 듣더라도 화내지 말고, 남으로부터 칭찬을 듣더라도 기뻐하지 말며, 남으로부터 악한 말을 듣더라도 이에 곧 부화뇌동하지 말라. 남의 착한 말을 듣거든 곧 나아가 화하게 하고 또 그를 따르며 기뻐하라.


시에 말하기를,

착한 사람 보기를 쥴거워하고,

착한 일 듣기를 즐거워하며,

착한 말 전하기를 즐거워하고,

착한 뜻 행하기를 즐거워하라.

남의 악을 듣거든 몸에 가시를 지닌 듯이 하고,남의 착함을 듣거든 몸에 난초를 지닌 것처럼 하라.

 do not become angered when hearing of slander from others and do not become elated when hearing of praise from others. even if evil talk from others is heard, do not be angered and upset by swallowing it easily. when hearing of good deeds from others, go forth with peace and harmony and from it derives gladness.


in the poem, it says:

seeing the person who does good, i am gratified with.

hearing of good deeds, i am gratified with.

passing on talk of goodness, i am gratified with.

doing what is intended to be good, be gratified with.

when hearing of another's evil, behave as if a thorn is being pressed into your body, when hearing of another's goodness, behave as if an orchid is blooming within.

 


  이솝 우화에 이런 이야기가 있다. 악(惡)의 힘에 밀려 하늘로 쫓겨간 선(善)들이 하느님께 애원하였다.


“하느님, 어떻게 하면 우리 선(善)들이 사람들하고 같이 살 수 있을까요?”

그러자 하느님이 인자하게 웃으며 일러주었다.


“한데 몰려다니면 악(惡)의 눈에 잘 띄니까 하나씩 떨어져 살도록 해라.”

그래서 사람들은 주변에서 선(善)을 만나기가 어렵게 되었다. 세상에 우글대는 악(惡)을 피해 선(善)은 먼 하늘에서 하나씩 몰래 내려오기 때문이다. 좋은 일 만나기가 쉽지 않은 각박한 세상, 이럴수록 선한 품성을 갖추고 지키기 위해 애써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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道吾善者(도오선자)는 是吾賊(시오적)이요 道吾惡者(도오악자)는 是吾師(시오사)니라.

 


  나를 착하다고 말하는 사람은 곧 나에게 해로운 사람이고, 나의 나쁜 점을 말하여 주는 사람은 곧 나의 스승이다.

 the person who says that i am a person who does good is the very person that will hurt me and the person who tells me of my bad points is my teacher.

 


  아무리 몸에 좋은 약도 입에 쓰면 뱉어 내는 게 사람의 얄팍한 심사다. 친밀한 사람에게 충고를 한번 하려 해도 괜스레 좋은 관계에 금이 가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게 우리들 모습이다. 진정으로 우리를 위하는 것이 어떤 것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소크라테스는 이렇게 말한다.


“사냥꾼은 개로 토끼를 잡지만 아첨자는 칭찬으로 우둔한 자를 사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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太公(태공)이 曰(왈), 勤爲無價之寶(근위무가지보)요 愼是護身之符(신시호신부)니라.

 


  태공이 말하기를, 근면함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보배이며 근신함은 몸을 보호해 주는 호신부이다.

 diligence is a treasure that cannot be assessed as a material value and self-restraint is an amulet that provides protection to one's person.

 


  근면함은 그 어떤 재능보다도 소중한 자세이다. 모자란 재능을 근면함으로 채운 예는 많지만, 성실함 없이 재능만으로 끝까지 빛을 발한 경우는 드물기 때문이다. j. 레이놀즈란 사람이 한 말이 있다.


“만일 당신이 위대한 재능을 타고났다면 근면은 이 재능을 더욱 발전시킬 것이다. 만일 타고난 재능이 평범하다면 근면은 이 결점을 보완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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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景行錄(경행록)에 曰(왈), 保生者(보생자)는 寡慾(과욕)하고 保身者(보신자)는 避名(피명)이니 無慾(무욕)은 易(이)이나 無名(무명)은 難(난)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삶을 올바르게 보전하려는 사람은 욕심을 적게하고, 몸을 온전히 지키려는 사람은 세상에 이름 내기를 피한다. 욕심을 내지 않기는 쉬우나 이름 내지 않기는 힘들다.

 the person who would rightfully protect life minimizes his selfishness and the person who would flawlessly maintain his person avoids giving his name to the world. it is easy not to be selfish but difficult not to give one's na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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子曰(자왈), 君子有三戒(군자유삼계)하니 小之時(소지시)엔 血氣未定(혈기미정)이라 戒之在色(계지재색)하고 及其壯也(급기장야)하야 血氣方剛(혈기방강)이라 戒之在鬪(계지재투)하고 及己老也(급기로야)하야 血氣旣衰(혈기기쇠)라 戒之在得(계지재득)이니라.

 


  공자가 말하기를, 군자는 경계할 것이 세 가지 있으니 젊을 때에는 혈기가 왕성해서 그 정도를 알 수 없어 여색(女色)을 경계해야 하고, 장년에 이르러 장성함에 따라 혈기가 또한 왕성하므로 싸움을 경계해야 하며, 늙어 감에 따라 혈기가 이미 쇠약해졌으므로 욕심을 내어 얻고자 하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

 a true gentleman has got three precautions of which to be aware. first, there is the caution against having sex with women because when young since the stamina is vigorous its extent cannot be known, second, there is the caution against engaging in fighting coming from the vigor being in the prime of manhood since the vitality is still full of vigor and last, there is also the caution against the desire to be selfish as the strength has already deteriorated according as one grows old.

 


  적절한 욕심은 자기 발전의 촉매 구실을 한다. 보다 잘하려는 마음이 없다면 발전이 있을까? 그러나 ‘바다도 물이 모자란다고 한다’는 영국 속담처럼 욕심에는 끝이 없다. 욕심의 종류는 여러 가지이지만 이 구절에서 공자는 특히 ‘色(색욕)’‘鬪(경쟁심)’‘得(재물욕)’셋을 들고 있다. 이것들은 가장 흔한 것이면서 가장 버리기 힘든 욕심이기도 하다. 욕심의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이 되어 자신을 적절히 제어하는 성숙함을 보여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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孫眞人養生銘(손진인양생명)에 云(운), 怒甚偏傷氣(노심편상기)요,

思多太損神(사다태손신)이라. 神疲心易役(신피심이역)이요 氣弱病相因(기약병상인)이라. 勿使悲歡極(물사비환극)하고 當令飮食均(당령음식균)하며 再三防夜醉(재삼방야취)하고 第一戒晨嗔(제일계신진)하라.

 


  손진인 양생명에 이르기를, 성을 심하게 내면 기운이 한쪽으로 치우쳐 상하게 되고, 생각을 많이 해 신경을 쓰게 되면 정신을 크게 상하게 된다. 정신이 피로해지면 마음이 쉽게 고달파지고, 기운이 약해지면 그에 따라서 병이 생기게 된다. 너무 지나치게 슬퍼하거나 기뻐하지 말고, 음식은 마땅히 골고루 취하여야 하며, 밤에 술에 취하는 것은 두 번 세 번 삼가야 하고, 새벽에 성내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한다.

 if one expresses severe anger, one's spirit is skewed toward one side and injured and when one is engaged in a great deal of thought and becomes overly nervous, great harm is inflicted on the spirit. when the spirit is tired and exhausted, the heart tires easily and when vitality weakens, it is followed by sickness. sadness and gladness should not be overdone, a variety of food must be selected for consumption. one must again and again beware of getting drunk at night and one must be most careful not to express anger when the sun rises in the morn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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景行錄(경행록)에 云(운), 食淡精神爽(식담정신상)이요 心淸夢寐安(심청몽매안)이니라.

 


  《경행록》에 이르기를, 음식이 깨끗하면 마음이 밝아지고 마음이 맑으면 잠도 평안해진다.

 when eating food that is clean, the heart is bright and when the heart is bright one sleeps well.

 


  어느 마을에 꿀을 모으는 창고가 있었다. 달착지근한 꿀 냄새에 이끌린 파리떼가 창고로 몰려들었다. 커다란 독 가득히 차 있는 꿀을 빨기 위해 파리들은 서로 뒤질세라 달려들었다. 그런데 정신없이 꿀을 빨던 파리들의 수가 하나둘씩 줄어들었다. 달콤한 꿀맛에 취해 온몸에 끈끈한 꿀이 묻는 줄도 모르다가 꿀독 속으로 빨려 들어간 것이었다. 몇 시간도 안돼서 요란하던 파리 떼의 소음은 멎고 말았다. 아무리 발버둥쳐도 헤어날 수 없는 꿀독 속으로 가라앉으며 파리 한 마리가 탄식했다.


“우리들은 참으로 불쌍한 족속이야. 이처럼 작은 쾌락과 목숨을 바꾸고 말다니!”

순간적인 욕심이나 짧은 쾌락 때문에 몸과 마음을 망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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定心應物(정심응물)하면 雖不讀書(수불독서)라도 可以爲有德君子(가이위유덕군자)니라.

 


  마음을 편안하게 하여 사물을 대하면 비록 책을 읽지 않더라도 능히 덕이 있는 군자가 될 수 있다.

 when one's heart is light at ease and one confronts af airs, even though one does not read books, it is possible to become a virtuous and true gentle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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近思錄(근사록)에 云(운), 懲忿(징분)을 如救火(여구화)하고 窒慾(질욕)을 如防水(여방수)하라.

 


  《근사록》에 이르기를, 분함을 억누르기를 불을 끄듯이 하고, 욕심을 누르기를 물을 막듯이 해야 한다.

 see to it that suppressing anger is like extinguishing a fire and suppressing selfishness is like blocking the flow of water.

 


  살아 생전에 거지었건 대통령이었건 죽어 묻힐 땅은 꼭 제몸 크기면 족하다. 그 위를 왕릉처럼 꾸민다고 시신이 되살아나지는 않는다.이렇게 보면 한 줌 흙으로 돌아갈 인생살이에서 부귀영화란 그저 좋은 옷 한 벌에 불과하다. 때가 되면 훌훌 벗어주어야 하는 옷. 그 허망한 옷 한 벌을 위해 탐내고 다투고 화내기에는 우리 인생은 너무 짧다.


옛날 주나라에 윤씨라는 큰 부자가 있었다. 이미 큰 재산을 모아 남부러울 게 없었지만 하루하루 늘어가는 재산을 보는 게 유일한 낙이었다. 그 밑의 하인들은 당연히 가혹한 일에 시달려야 했다. 꼭두새벽부터 오밤중까지 일이 그치지 않았지만, 윤씨는 쇠경 몇 푼 더 주는 법도, 수고한다는 말 한 마디 하는 법도 없었다. 그래서 모든 하인들이 윤씨를 욕했지만, 한 늙은이만은 언제나 즐거운 표정으로 묵묵히 일하는 것이었다. 힘이 부쳐 끙끙대면서도 불평 한 마디 하는 일이 없었다. 윤씨는 늙은 하인을 보면서 궁금증이 일어났다.‘한낱 하인으로 고된 일에 시달리며 사는 저 늙은이 얼굴에는 왜 항상 웃음이 어려 있을까? 이렇게 유복하게 사는 나도 항상 괴로운데…’그런 생각을 하자 윤씨는 밤마다 꾸는 악몽이 떠올랐다. 낮에 그렇게도 매몰차게 부려대던 하인이 되어 혹독한 종살이를 하는 꿈이었다. 밤새도록 종살이를 하고 나면 온몸이 쑤시고 욱신거려서 일어나기조차 힘들었다. 늘 이런 꿈에 시달리던 윤씨는 피곤함으로 인해 사소한 일에도 짜증을 내곤 했다. 참다 못한 윤씨가 늙은 하인에게 즐겁게 사는 비결을 물었다.


“저는 비록 낮에는 종노릇을 하지만 밤마다 임금이 되어 부귀영화를 누리는 꿈을 꿉니다. 인생의 반은 밤인데 낮의 고됨을 어찌 괴롭다 하겠습니까? 저에게는 낮과 밤이 모두 뜻있는 삶입니다. 그래서 저는 종으로 사는 낮 시간에도 임금으로 사는 법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 말을 듣고 윤씨는 당황하면서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 그래서 그는 마음을 고쳐먹고 하인들의 일을 덜어주고 예전에는 생각지도 못한 온정을 베풀었다. 이렇게 하자 윤씨의 피곤함과 짜증은 거짓말처럼 없어졌다.

 


 

 

출처 : http://www.koreandb.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