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10편第10篇 10과十過 : 여악에 빠지면 멸망한다.

강병현 2013. 5. 9. 21:45

한비자韓非子 101010十過 : 여악에 빠지면 멸망한다.

 

韓非子 第10篇 十過7]-

 

奚謂耽於女樂?(해위탐어여악)

여악(女樂)에 빠진다는 것은 무엇인가?

昔者(석자) 戎王使由余聘於秦,(융왕사유여빙어진)

옛날 융왕이 신하 유여를 진나라에 보내어 예물을 바친 적이 있는데,

穆公問之曰: (목공문지왈)

그 때 진나라의 목공은 유여에게 이렇게 물었다.

寡人嘗聞道(과인상문도) 而未得目見之也,(이미득목견지야)

나는 도를 많이 들어 왔지만, 눈으로 직접 본 일이 없다.

願聞古之明主(원문고지명주) 得國失國何常以? ”(득국실국하상이)

옛날 명왕이 국가를 흥하고 망하게 한 것은 이유가 어디 있는지 말해 보라.”

由余對曰: (유여대왈)

유여가 대답했다.

臣嘗得聞之矣,(신상득문지의)

신이 일찍이 듣기를

常以儉得之,(상이검득지) 以奢失之(이사실지)

항시 절약하여 나라를 흥하게 하였고, 사치로 나라를 망하게 했다 합니다.”

穆公曰:(목공왈)

목공이 다시 물었다.

寡人不辱而問道於子,(과인불욕이문도어자)

나는 체면을 무릅쓰고 도를 물었는데

子以儉對寡人何也? (자이검대과인하야)”

그대는 겨우 검소한 것으로 대답을 하다니, 다른 뜻이 또 있는가?”

由余對曰: (유여대왈)

유여가 설명했다.

臣聞(신문) 昔者堯有天下,(석자요유천하)

신이 듣기를 옛날 요임금이 천하를 다스릴 때 최고의 지위에 있으면서

飯於土簋,(반어토궤) 飮於土鉶(음어토형)

질그릇에 음식을 먹는 등 검소한 생활을 했기 때문에

其地南至交趾,(기지남지교지)

그 영토가 남쪽은 교지에 이르고

北至幽都,(북지유도) 東西至日月之所出入者,(동서지일월지소출입자)

북쪽은 유도에 이르며 동서로는 해나 달이 뜨고 지고 하는 곳에 이르도록,

莫不賓服(막불빈복)

천하에 순종하지 않는 자가 없었습니다.

堯禪天下,(요선천하) 虞舜受之,(우순수지)

그런데 요임금이 물러나고 순임금이 계승하자

作爲食器,(작위식기) 斬山木而財之, (참산목이재지)

식기를 만드는데, 산의 나무를 베어다 이를 재료로 삼아서

削鋸修其迹,(삭거수지적) 流漆墨其上,(유칠묵기상)

깎고 톱질하여 자국을 다듬고 칠과 먹을 발라,

輸之於宮(수지어궁) 以爲食器(이위식기)

궁으로 보내어 식기로 사용하였습니다.

諸侯以爲益侈,(제후이위익치) 國之不服者十三(국지불복자십삼)

이것을 본 제후들은 너무 사치하다 하여, 13국이 이탈하고 말았습니다.

舜禪天下(순선천하) 而傳之於禹,(이전지어우)

순임금이 끝나고 우가 임금이 되자

禹作爲祭器,(우작위제기) 墨漆其外,(묵영기외) 而朱畵其內,(이주화기내)

우는 제기를 만들어 그 외부를 검게 칠하고 안은 주홍빛으로 물들이며,

縵帛爲茵,(만백위인) 蔣席頗緣, (장석파연)

무늬없는 비단으로 깔 자리를 만들고, 풀 자리에 선을 두르며,

觴酌有采,(상작유채) 而樽俎有飾(이준조유식)

술잔과 구기에 채색을 하고 나무통과 나무 접시에 장식을 했습니다.

此彌侈矣,(차미치의) 而國之不服者三十三(이국지불복자삼십삼)

이는 더욱 사치하다 하여 우를 섬기지 않는 지방이 33국이나 되었습니다.

夏後氏沒,(하후씨몰) 殷人受之,(은인수지)

우의 하우씨는 이미 망했고, 은이 뒤를 계승하자

作爲大路,(작위대로) 而建九旒(이건구류) 食器雕琢,(식기조탁)

대로라는 수레를 만들고, 아홉 개의 술 달린 깃발을 세우고, 식기에는 무늬를 넣고,

觴酌刻鏤,(상작각루) 四壁堊墀,(사벽악지)

술잔과 구기에 그림을 새기고 금박을 하며, 사면의 벽을 희게 칠하고,

茵席雕文(인석조문)

자리에는 무늬를 새겼습니다.

此彌侈矣,(차미치의) 而國之不服者五十三(이국지불복자오십삼)

이는 더욱 사치하다 하여 쉰 세 나라가 이탈하였습니다.

君子皆知文章矣,(군자개지문장의) 而欲服者彌少(이욕복자미소)

군자의 도리를 알고 있기에 임금에 복종하는 자는 더욱 적어지는 것입니다.

臣故曰:(신고왈) 儉其道也(검기도야)

그래서 신은 검약이 곧 도라 말씀드린 것입니다.”

由余出,(유여출) 公乃召內史廖而告之, :(공내소내사료이고지 왈)

유여가 물러가자 목공은 내사의 요를 불러 말했다.

寡人聞(과인문) 鄰國有聖人,(인국유성인) 敵國之憂也(적국지우야)

과인이 듣건데 이웃나라에 성인이 있다는 것은 적국의 근심이라 하였다.

今由余, 聖人也,(금유여 성인야) 寡人患之,(과인환지) 吾將奈何? ”(오장내하)

유여는 성인이다. 과인은 이것이 걱정인데 장차 어찌하면 좋겠는가?”

內史廖曰:(내사요왈)

내사 요가 말했다.

臣聞(신문) 戎王之居,(융왕지거)

신이 듣자오니 융왕이 사는 곳은

僻陋而道遠,(벽루이도원) 未聞中國之聲(미문중국지성)

변두리이며 중앙에서 멀리 떨어져 있으므로, 중원 음악을 듣지 못한다 하옵니다.

君其遣之女樂,(군기견기여악) 以亂其政,(이란기정)

그러니 그 나라에 여악사를 보내어 정치를 문란케 하고,

而後爲由余請期,(이후위유여청기) 以疏其諫(이소기간)

유여가 우리나라에 오래 머물도록 해서 그가 설득하지 못하도록 하십시오.

彼君臣有間(피군신유간) 而後可圖也(이후도가야)

군주와 신하 사이에 틈이 벌어진 다음에 또 다른 대책을 세워야 할 줄 압니다.”

君曰:(군왈) “()”

임금이 말하길 좋다고 허락 하였다.

乃使史廖以女樂二八遺戎王,(내사사료이여악이팔견융왕)

이에 내사인 요를 시켜 여 악사 16명을 융왕에게 보내고

因爲由余請期(인위유여청기) 戎王許諾, (융왕허락)

한편, 유여의 체재기간의 연기를 부탁하자 융왕은 이를 허락해 주었다.

見其女樂而說之,(견기여악이열지) 設酒張飮,(설주장음) 日以聽樂,(일이청악)

융왕은 여악사와 더불어 매일 주연을 베풀고 있는 동안,

終歲不遷,(종세불천) 牛馬半死(우마반사)

목초를 찾아 이주할 것도 잊고 있다가 소나 말을 반가량이나 죽이고 말았다.

由余歸,(유여귀) 因諫戎王,(인간융왕) 戎王弗聽,(융왕불청)

유여가 귀국하여 그 꼴을 보고 융왕에게 충고하였는데도 왕은 막무가내였다.

由余遂去之秦(유여수거지진) 秦穆公迎而拜之上卿,(진목공영이배지상경)

유여가 융을 떠나 진나라로 가게 되자 목공은 기쁘게 맞으며 높은 벼슬을 주고,

問其兵勢與其地形(문기병세여기지형) 旣以得之(기이득지)

융의 병력과 지형을 물어 조사를 마치자

擧兵而伐之,(거병이벌지) 兼國十二,(겸국십이) 開地千里(개지천리)

융을 정벌했다. 그리하여 12국을 아울러 정복하고 영토를 사방으로 확대했다.

故曰:(고왈) 耽於女樂, (탐어여악) 不顧國政,(불고국정)

그러므로 여악을 탐닉하여 국정을 돌보지 않는 것은

亡國之禍也(망국지화야)

망국의 화근이다라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