牧民心書[完]

11綱 진황육조(賑荒六條) 2. 권분(勸分 : 재해 의연의 권장)

강병현 2014. 5. 3. 14:47

11綱 진황육조(賑荒六條)

 

2. 권분(勸分 : 재해 의연의 권장)

 

原文

勸分之法(권분지법) 遠自周代(원자주대)

권분(勸分)의 법은 멀리 주(周)나라 때부터 시작된 것이나

世降政衰(세강정쇠) 名實不同(명실부동)

세상이 그릇되고 정치가 쇠하여서 내용과 실지가 같지 않아졌으니

今之勸分(금지권분) 非古之勸分也.(비고지권분야.)

지금의 권분이란 곧 옛날의 권분이 아니다.

中國勸分之法(중국권분지법) 皆是勸糶(개시권조)

중국의 권분의 법은 모두 조미(糶米)를 권하였고

不是勸餼(불시권희) 皆是勸施(개시권시)

희미(희米)를 권하지 않았으며, 은혜 베풀기를 권하는 것이지

不是勸納(불시권납) 皆是身先(개시신선)

바치는 것을 권한 것이 아니며, 모두 몸소 먼저 실행했던 것이지

不是口說(불시구설) 皆是賞勸(개시상권)

입으로만 말한 것이 아니며, 모두 상을 주어 권했던 것이지

不是威脅(불시위협)

위협으로 하지 않았으니

今之勸分者(금지권분자) 非禮之極也.(비예지극야.)

지금의 권분이란 비례(非禮)의 지극한 것이다.

吾東勸分之法(오동권분지법) 使民納粟(사민납속)

우리 나라 권분의 법은 백성들로 하여금 곡식을 바치게 하여

以分萬民(이분만민) 雖非古法.(수비고법.)

만민에게 나누어주는 것이니 비록 옛날의 법은 아니나

例已成矣.(예이성의)

이미 관례로 이루어졌다.

察訪別坐(찰방별좌) 酬之以官(수지이관)

찰방(察訪), 별좌(別坐)의 벼슬로 갚아 주는 것은

闕有故事(궐유고사) 載於國乘.(재어국승.)

고사(故事)가 있으며 그 사실이 나라 역사에도 실려 있다.

將選饒戶(장선요호) 分爲三等(분위삼등)

부유한 집을 가리려면 3등급으로 나누고

三等之內(삼등지내) 又各細剖.(우각세부.)

3등급 안에서도 또한 각각 작게 쪼개야 한다.

乃選鄕望(내선향망) 排日敦召(배일돈소)

향리에서 덕망있는 사람을 뽑아서 날을 정하여 모두 부르고

採其公議(채기공의) 以定饒戶.(이정요호.)

공의(公議)를 채택하여 부유한 집을 정한다.

勸分也者(권분야자) 勸其自分也(권기자분야)

권분은 스스로 나누는 것을 권하는 것이다.

勸其自分(권기자분) 而官之(이관지) 省力多矣(생력다의)

스스로 나누는 것을 권한다면 관(官)의 부담을 크게 덜어 주게 될 것이다.

勸分令出(권분령출) 富民魚駭(부민어해)

권분하는 명령이 내리면 부유한 백성은 물고기처럼 놀라고

貧士蠅營(빈사승영) 樞機不愼(추기불신)

가난한 선비는 파리처럼 모여들 것이니 추기(樞機)를 삼가지 않는다면

其有貪天(기유탐천) 以爲己者矣.(이위기자의.)

그 은덕을 탐하여 자기 것으로 삼는 자가 있을 것이다.

竊貨於飢吻之中(절화어문지중) 聲遠邊邀(성원변요)

굶주린 사람의 입속의 재물을 도둑질하면 그 소문이 변방에까지 들리고

殃流苗裔(앙유묘예)

재앙이 자손에게까지 미칠 것이니

必不可萌於心也.(필불가맹어심야.)

도둑질할 생각이 절대로 마음속에서 싹터선 안 된다.

南方諸寺(남방제사) 或有富僧(혹유부승)

남쪽 지방 여러 절에 혹 부유한 중이 있으면

勸取其粟(권취기속) 以贍環山(이섬환산)

권하여 그 곡식을 나누어주어 산에 둘려 있는 지방을 구제하고

以仁俗族(이인속족)

속연(俗緣)의 친족들에게

抑所宜也.(억소의야)

인(仁)을 베풀게 하는 것도 또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권분(勸分) : 흉년이 들었을 때 부유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나누어서 기민 구제할 것을 권하는 것.

세강정쇠(世降政衰) : 세상이 그릇되고 정치가 쇠한 것.

오동(吾東) : 우리 나라가 동쪽에 있다는 뜻에서 우리 나라를 일컫는 말임.

사민납속(使民納粟) : 백성들로 하여금 곡식을 바치게 하는 것.

찰방(察訪) : 이조 시대의 낮은 벼슬 이름.

별좌(別坐) : 낮은 벼슬 이름.

수(酬) : 갚는 것.

국승(國乘) : 나라의 역사.

요호(饒戶) : 부유한 집.

향망(鄕望) : 향리에서 덕망 있는 사람.

돈소(敦召) : 부르는 것.

자분(自分) : 스스로 나누는 것. 즉 자신이 깨달아서 곡식을 나누어주는 것.

생력(省力) : 힘을 덜어 주는 것.

영출(令出) : 명령이 나온다.

어해(魚駭) : 물고기가 놀라듯 놀라는 것.

승영(蠅營) :파리처럼 모여드는 것.

탐천(貪天) : 은혜를 탐해서.

절화(竊貨) : 재화를 훔치는 것.

기문(飢吻) : 주린 입.

성달변호(聲達邊邀) : 소리가 변방에까지 이르는 것.

앙류묘예(殃流苗裔) : 앙화가 후손에까지 내려가는 것.

맹어심(萌於心) : 마음속에 싹트는 것.

부승(富僧) : 부유한 중.

이섬환산(以贍環山) : 산에 둘려있는 지방을 구제하는 것.

이인속족(以仁俗族) : 속연(俗緣)의 친족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

소의야(所宜也) :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