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 양혜왕장구 상(梁惠王章句 上) 7. 齊桓晉文(제환진문)
齊宣王問曰(제선왕문왈)
제선왕이 묻기를,
齊桓晉文之事(제환진문지사)를 可得聞乎(가득문호)잇가
"제환공과 진문공의 패업에 대한 일을 들려 줄 수 있습니까?"
孟子對曰(맹자대왈)
맹자가 대답하기를,
仲尼之徒(중니지도)는 無道桓文之事者(무도환문지사자)라
"공자의 제자들로 환공과 문공의 패업에 대하여 말한 사람은 없습니다.
是以(시이)로
그러므로
後世無傳焉(후세무전언)하여
후세에 전하지 않아서
臣未之聞也(신미지문야)로니
저도 그것을 들은 바가 없습니다.
無以則王乎(무이즉왕호)인저
굳이 물을 이유가 없으면 왕도에 대하여 말씀 드릴까요."
曰德何如(왈덕하여)면
이르기를, "왕자("王者)가 되려면
則可以王矣(즉가이왕의)리잇고
어떤 덕이 있어야 합니까?"
曰保民而王(왈보민이왕)이면
이르기를,"백성을 보호하는 왕이 되면
莫之能禦也(막지능어야)리이다
아무도 막을 수 없습니다."
曰若寡人者(왈약과인자)도
"과인같은 사람도
可以保民乎哉(가이보민호재)잇가
백성들을 보호할 수 있겠습니까?"
曰可(왈가)하나이다
이르기를, "가능합니다."
曰何由(왈하유)로
이르기를, "어떻게
知吾可也(지오가야)잇고
내가 할 수 있다는 걸아십니까?"
曰臣聞之胡齕(왈신문지호흘)하니
이르기를, "호흘에게 들었습니다.
曰王坐於堂上(왈왕좌어당상)이어시늘
이르기를, 왕께서 당상(堂上)에 계시는데
有牽牛而過堂下者(유견우이과당하자)러니
당 아래로 소를 끌고 지나가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王見之(왕견지)하시고
왕께서 보시고,
曰牛何之(왈우하지)오
이르기를, '저 소는 어디로 끌고 가는 거냐?' 하니
對曰將以釁鍾(대왈장이흔종)이니이다
대답하기를, 흔종에 쓰려 하옵니다.' 하고 말했다.
흔종: 종을 주조할 때 희생의 피를 바르는 종교적 의식
王曰舍之(왕왈사지)하라
그러자 왕께선, '살려 주어라.
吾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오불인기곡속약무죄이취사지)하노라
부들부들 떨면서 죄도 없이 사지(死地)로 끌려가는 것을 차마 볼 수 없구나.'
對曰然則廢釁鍾與(대왈연즉폐흔종여)잇가
대답하기를, '그럼 흔종하는 것을 그만두도록 하오리까?' 했다
曰何可廢也(왈하가폐야)리오
이르기를, '어찌 그만두겠는가.
以羊易之(이양역지)라하니
양을 대신 쓰도록 해라.' 하고 말씀하셨다고 했습니다.
不識(불식)케이다
잘 모르겠지만
有諸(유제)잇가
그것이 사실입니까?"
曰有之(왈유지)하니이다
이르기를, "그런 일이 있습니다."
曰是心(왈시심)이
이르기를, "이럼 마음이면
足以王矣(족이왕의)리이다
왕이 될 수 있습니다.
百姓(백성)은
백성들은
皆以王爲愛也(개이왕위애야)어니와
모두가 왕께서 소가 아까워서 그러는 것이라고들 합니다만,
臣(신)은
저는
固知王之不忍也(고지왕지불인야)하노이다
왕이 진심으로 그런 소를 차마 볼 수 없어서 그러신 줄로 알고 있습니다."
王曰然(왕왈연)하다
왕이 말하기를, "그렇습니다.
誠有百姓者(성유백성자)로다마는
정말로 그렇게 말하는 백성들도 있습니다.
齊國(제국)이 雖褊小(수편소)나 吾何愛一牛(오하애일우)리오
제나라가 비록 작다고 해도 내 어찌 소 한 마리를 아끼겠습니까?
卽不忍其觳觫若無罪而就死地(즉불인기곡속약무죄이취사지)라
부들부들 떨며 죽으러 가는 죄 없는 소를 차마 볼 수 없어서
故(고)로 以羊易之也(이양역지야)니이다
그래서 양과 바꾸라고 한 것입니다."
曰王(왈왕)은
이르기를, "왕께서
無異於百姓之以王爲愛也(무이어백성지이왕위애야)하소서
그런 평을 이상하게 생각하실 것은 없습니다.
以小易大(이소역대)어니
작은 것으로 큰 것과 바꾸었으니
彼惡知之(피악지지)리잇고
백성들이야 그 마음속까지 어찌 알겠습니까.
王若隱其無罪而就死地(왕약은기무죄이취사지)면
왕께서 만약 죄 없이 사지로 끌려가는 것을 측은하게 생각했다면
則牛羊(즉우양)을 何擇焉(하택언)이리잇고
소나 양을 어찌 구별했겠습니까?"
王笑曰(왕소왈) 是誠何心哉(시성하심재)런고
왕이 웃으면서 말하기를, "정말 이것은 내가 무슨 마음에서였을까?
我非愛其財而易之以羊也(아비애기재이역지이양야)언마는
내가 소가 아까워서 양과 바꾸라고 한 것은 아니지만
宜乎百姓之謂我愛也(의호백성지위아애야)로다
백성들이 나 보고 아까워서 그랬다고 하는 것도 마땅합니다."
曰無傷也(왈무상야)라
이르기를, "마음 상할 것은 없습니다.
是乃仁術也(시내인술야)니
이것이 바로 인술입니다.
見牛(견우)코 未見羊也(미견양야)일새니이다
소는 직접 보았고 양을 보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君子之於禽獸也(군자지어금수야)에
군자는 짐승을 대함에 있어
見其生(견기생)하고 不忍見其死(불인견기사)하며
산 짐승을 보고 그 죽는 것을 차마 보지 못하며,
聞其聲(문기성)하고 不忍食其肉(불인식기육)하나니
우는 소리를 듣고 차마 그 고기를 먹지 못하는 법입니다.
是以(시이)로 君子遠庖廚也(군자원포주야)니이다
그러기에 군자는 푸주를 멀리하는 것입니다."
王說曰詩云他人有心(왕열왈시운타인유심)을
제선왕은 기뻐하며 말하기를, "시경(詩經)에 '남의 마음 가진 것을
予忖度之(여촌도지)라하니
내가 비춰 안다'고 했는데,
夫子之謂也(부자지위야)로소이다
바로 선생님 같은 분을 두고 한 말입니다.
夫我乃行之(부아내행지)하고
내가 그렇게 해 놓고도
反而求之(반이구지)하되
반성하여 그 이유를 찾아도
不得吾心(부득오심)이러니
내 마음으로는 깨달을 수가 없었습니다.
夫子言之(부자언지)하시니
그것을 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시니,
於我心(어아심)에
내 마음이
有戚戚焉(유척척언)하여이다
그것에 움직이는 바가 있었습니다.
此心之所以合於王者(차심지소이합어왕자)는
그러한 마음이 왕노릇 하기에 적합하다는 것은
何也(하야)잇고
어째서입니까?"
曰有復於王者(왈유복어왕자)하여
맹자가 이르기를, "여기 한 사람이 있어
曰吾力足以擧百鈞(왈유복어왕자왈오력족이거백균)이로되
이르기를, '내가 족히 백 균(鈞)의 무게를 들 수는 있어도
而不足以擧一羽(이부족이거일우)하며
깃털 하나를 들기에는 부족하고
明足以察秋毫之末(명족이찰추호지말)이로되
털끝까지도 잘 분간할 수는 있지만
而不見輿薪(이불견여신)이라하면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은 보지 못한다.’고 하면
則王許之乎(즉왕허지호)잇가
왕은 그것을 믿겠습니까?"
曰否(왈부)라
이르기를, "믿을 리가 있겠습니까?"
今(금)에
"이제
恩足以及禽獸(은족이급금수)로되
왕의 은혜가 짐승에까지 미치고 있는데,
而功不至於百姓者(이공불지어백성자)는
백성에게 그 공덕이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은
獨何與(독하여)잇고
유독 무엇 때문입니까?
然則一羽之不擧(연즉일우지불거)는
그렇다면 깃털 하나 들지지 못하는 것은
爲不用力焉(위불용력언)이며
힘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輿薪之不見(여신지불견)은
수레에 가득 실은 장작이 보이지 않는 것은
爲不用明焉(위불용명언)이며
시력을 쓰지 않기 때문입니다.
百姓之不見保(백성지불견보)는
백성들이 보호되지 않는 것은
爲不用恩焉(위불용은언)이니
은혜를 베풀지 않기 때문입니다.
故(고)로
그러므로
王之不王(왕지불왕)은
왕께서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不爲也(불위야)언정
안 하는 것이
非不能也(비불능야)니이다
하지 못해서가 아닙니다."하였다.
曰不爲者(왈불위자)와
왕이 이르기를, “하지 않는 것이
與不能者之形(여불능자지형)이
하지 못하는 것과는 내용이
何以異(하이이)잇고
어떻게 다릅니까?"
曰挾太山(왈협태산)하여
이르기를, "태산을 끼고
以超北海(이초북해)를
북해를 뛰어넘는 것을,
語人曰我不能(어인왈아불능)이라하면
남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못한다.'고 한다면
是(시)는
이것은
誠不能也(성불능야)어니와
정말로 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爲長者折枝(위장자절지)를
그러나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것을,
語人曰我不能(어인왈아불능)이라하면
남들에게 말하기를, '나는 못한다.'고 한다면,
是(시)는
이것은
不爲也(불위야)언정
하지 않는 것이지
非不能也(비불능야)니
하지 못하는 것이 아닙니다.
故(고)로
그러므로
王之不王(왕지불왕)은
왕께서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非挾太山以超北海之類也(비협태산이초북해지류야)라
태산을 끼고 북해를 뛰어넘는 그런 부류가 아니고,
王之不王(왕지불왕)은
왕께서 왕노릇을 하지 못하는 것은
是折枝之類也(시절지지류야)니이다
곧 어른을 위해 나뭇가지를 꺾는 그런 부류입니다."
老吾老(노오노)하여
"내 집 늙은이를 소중히 여기고,
以及人之老(이급인지노)하며
그 마음을 남의 집 늙은이에게까지 미치게 하며,
幼吾幼(유오유)하여
내 집 어린것을 귀여워하여
以及人之幼(이급인지유)면
그 마음을 남의 집 어린것에까지 미치게 합니다.
天下(천하)를
그러면 천하는
可運於掌(가운어장)이니
손바닥 위에서 움직일 수 있습니다.
詩云刑于寡妻(시운형우과처)하여
시경(詩經)에 쓰여 있기를, '아내에게 본보기가 되면,
至于兄弟(지우형제)하여
형제에게 미쳐 집과
以御于家邦(이어우가방)이라하니
나라를 잘 다스린다.'
言擧斯心(언거사심)하여
이것은 노인과 자식에 대한 자신의 사랑을
加諸彼而已(가제피이이)라
남에게까지 미루어 넓히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故(고)로 推恩(추은)이면 足以保四海(족이보사해)요
그러므로 즉 은총을 이렇게 넓혀 나가면 천하도 잘 보존하게 되고,
不推恩(불추은)이면 無以保妻子(무이보처자)니
이를 넓혀 나가지 못하면 처자도 제대로 거느릴 수 없는 것입니다.
古之人(고지인)이 所以大過人者(소이대과인자)는
옛날사람이 남보다 대단히 뛰어난 까닭은
無他焉(무타언)이라 善推其所爲而已矣(선추기소위이이의)라
다른 것이 아니라, 그가 하는 일을 미루어 넓혀 나간 것입니다.
今(금)에 恩足以及禽獸(은족이급금수)로되
지금에 왕의 은총이 짐승에게까지 미쳤는데도
而功不至於百姓者(이공불지어백성자)는
백성들에게 그 공덕이 미치지 못한 것은
獨何與(독하여)니잇고
도대체 무엇 때문입니까?
權然後(권연후)에 知輕重(지경중)하며
저울질 한 후에야 무게의 가볍고 무거움을 알 수 있고,
度然後(도연후)에 知長短(지장단)이니
자로 잰 후에야 길이의 길고 짧음을 알 수 있습니다.
物皆然(물개연)이어니와
물건들이 다 그렇지만
心爲甚(심위심)하니
사람의 마음을 더욱 그렇습니다.
王請度之(왕청도지)하소서
왕께선 깊이 자신의 마음을 살피십시오.
抑王(억왕)은 興甲兵(흥갑병)하며 危士臣(위사신)하여
도대체 왕께선 전쟁을 일으켜 신하들의 목숨을 위태롭게 만들고,
構怨於諸侯然後(구원어제후연후)에
이웃 나라의 제후들과 원한을 산후에야
快於心與(쾌어심여)잇가
마음이 통쾌하십니까?"
王曰否(왕왈부)라
왕이 이르기를, “아닙니다.
吾何快於是(오하쾌어시)리오
내 어찌 그것을 통쾌할 수 있겠습니까?
將以求吾所大欲也(장이구오소대욕야)로이다
그것으로 내가 크게 원하는 바를 추구하려는 것입니다."
曰王之所大欲(왈왕지소대욕)을
이르기를, "왕이 크게 원하는 것을
可得聞與(가득문여)잇가
들려주시겠습니까?"
王笑而不言(왕소이불언)하신대
왕은 웃기만 하고 대답하려 하지 않았다.
曰爲肥甘不足於口與(왈위비감불족어구여)며
이르기를, "먹을 고기와 맛있는 음식이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輕煖不足於體與(경난불족어체여)잇가
따뜻하고 가벼운 입을 옷이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抑爲采色不足視於目與(억위채색불족시어목여)며
아니면 눈으로 볼 채색이 보시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聲音不足聽於耳與(성음불족청어이여)며
음성이 귀로 듣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便嬖不足使令於前與(편폐불족사령어전여)잇가
총애하는 측근자들이 부리시기에 부족하기 때문입니까?
王之諸臣(왕지제신)이
그런 것들은 왕의 여러 신하들이
皆足以供之(개족이공지)하나니
다 보살펴 드리고 있으니
而王豈爲是哉(이왕기위시재)시리잇고
왕께서는 어찌 그런 일 때문이오." 하니
曰否(왈부)라
왕이 이르기를, “아닙니다.
吾不爲是也(오불위시야)로이다
나는 그런 일 때문이 아닙니다."고 했다.
曰然則王之所大欲(왈연즉왕지소대욕)을
맹자가 이르기를, “그렇다면 왕께서 바라는 것이
可知已(가지이)니
알 수 있습니다.
欲辟土地(욕벽토지)하며
영토를 확장하고,
朝秦楚(조진초)하여
진나라, 초나라를 조공케 하여
莅中國而撫四夷也(리중국이무사이야)로소이다
중국에 군림하고 사방 오랑캐들을 무마하는 일입니다.
以若所爲(이약소위)로
그러나 만약 그러한 행위로
求若所欲(구약소욕)이면
하고자 하는 바를 구하신다면,
猶緣木而求魚也(유연목이구어야)니이다
그것은 나무를 잡고 물고기를 구하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王曰若是其甚與(왕왈약시기심여)잇가
왕이 이르기를, “그것이 그토록 바보스런 일입니까?"
曰殆有甚焉(왈태유심언)하니
맹자가 이르기를, "그런 정도가 아닙니다.
緣木求魚(연목구어)는
나무를 잡고 물고기를 구하는 것은,
雖不得魚(수불득어)나
비록 고기를 잡지 못하는 것뿐
無後災(무후재)어니와
다른 재난은 없습니다.
以若所爲(이약소위)로
그러나 만약 그러한 행위로
求若所欲(구약소욕)이면
하고자 하는 바를 구하신다면,
盡心力而爲之(진심력이위지)라도
아무리 마음과 힘을 다해서 한다 하여도
後必有災(후필유재)하리이다
뒤에 반드시 재난이 오고 맙니다."
曰可得聞與(왈가득문여)잇가
왕이 이르기를, "그 말씀을 들어볼 수 있습니까."
曰鄒人(왈추인)이
맹자가 이르기를, "만일 작은 추(鄒)나라와
與楚人戰(여초인전)이면
큰 초(楚)나라가 싸운다면
則王以爲孰勝(칙왕이위숙승)이리잇고
왕께서는 어느 쪽이 이기리라고 생각하시겠습니까?"
曰楚人勝(왈초인승)하리이다
왕이 이르기를, "초나라 사람들이 이기지요."
曰然則小固不可以敵大(왈연칙소고불가이적대)며
맹자가 이르기를, "그렇습니다. 즉 작은 나라는 큰 나라를 당하지 못하고,
寡固不可以敵衆(과고불가이적중)이며
적은 무리는 많은 무리를 당하지 못하고,
弱固不可以敵强(약고불가이적강)이니
약한 것은 강한 것을 당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海內之地方千里者九(해내지지방천리자구)에
지금 천하에는 사방 천리 되는 큰 나라가 아홉인데
齊集有其一(제집유기일)하니
제나라는 그 중의 하나에 불과하니
以一服八(이일복팔)이
그 하나로 여덟을 정복한다는 것이
何以異於鄒敵楚哉(하이이어추적초재)리잇고
추나라가 초나라를 상대로 싸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습니까?
蓋亦反其本矣(개역반기본의)니이까
어찌 하여 근본 문제로 돌아가지 않으십니까.
今王(금왕)이 發政施仁(발정시인)하사
지금 왕께서 정치를 실시하여 인을 베풀면
使天下仕者(사천하사자)로
벼슬을 원하는 사람은
皆欲立於王之朝(개욕립어왕지조)하며
모두 왕의 조정에서 벼슬하기를 원하게 되며
耕者(경자)로
밭가는 사람은
皆欲耕於王之野(개욕경어왕지야)하며
모두 왕의들에서 밭갈이하고 싶어 하며
商賈(상고)로 皆欲藏於王之市(개욕장어왕지시)하며
장사꾼은 모두 왕의 시장에서 장사하고,
行旅(행려)로
나그네는
皆欲出於王之途(개욕출어왕지도)하며
다 왕의 영내로 지나가고자 할 것이며,
天下之欲疾其君者(천하지욕질기군자) 皆欲赴愬於王(개욕부소어왕)하리니
자기 나라 임금에게 불만을 품은 사람은 모두 왕을 찾아와 호소하게 될 것입니다.
其如是(기여시)면
이렇게 되면
孰能禦之(숙능어지)리잇고
누가 그것을 하지 못하게 막아낼 수 있겠습니까?"
王曰吾惛(왕왈오혼)하여
왕이 이르기를, "나는 원래 혼미하여
不能進於是矣(불능진어시의)로니
그런 일까지 나갈 수 없습니다.
願夫子(원부자)는 輔吾志(보오지)하여
바라건데 선생께서 내 뜻을 보필하여
明以敎我(명이교아)하소서
분명히 나에게 가르쳐 주십시오.
我雖不敏(아수불민)이나 請嘗試之(청상시지)하리이다
나는 비록 불민하지만 한번 시행해 보겠습니다."고 했다.
曰(왈)
맹자께서 말씀하시길
無恒産而有恒心者(무항산이유항심자)는
항산이 없어도 항심이 있는 것은
惟士爲能(유사위능)이어니와
오직 선비만이 가능한 것입니다.
若民則無恒産(약민즉무항산)이면
만약 백성들에게 항산이 없으면
因無恒心(인무항심)이니
그로 인하여 항심을 잃게 되니
苟無恒心(구무항심)이면
그리고 항심이 없으면
放辟邪侈(방벽사치)를
방탕하고 편벽하고 사악하고 사치하는 등
無不爲已(무불위이)니
못하는 짓이 없게 되는 것입니다.
及陷於罪然後(급함어죄연후)에
자연 죄에 빠지게 만들어 놓은 다음에야
從而刑之(종이형지)면
이를 형벌로 다스린다면
是(시)는 罔民也(망민야)라
이는 백성들을 그물질하는 것입니다.
焉有仁人在位(언유인인재위)하여
어찌 재위에 있는 사람이 어질다 하겠습니까?
罔民(망민)을 而可爲也(이가위야)리오
백성을 그물질하는 일을 할 수 있겠습니까?
是故(시고)로 明君(명군)이 制民之産(제민지산)하되
그러므로 현명한 임금은 백성들의 생산을 제정함에 있어
必使仰足以事父母(필사앙족이사부모)하며
반드시 위로는 부모를 충분히 봉양하고,
俯足以畜妻子(부족이축처자)하여
아래로는 처자를 넉넉히 기를 수 있게 하여
樂歲(락세)에 終身飽(종신포)하고
풍년에 일생을 배불리 먹고
凶年(흉년)에 免於死亡(면어사망)하나니
흉년에 굶어죽음을 면하게 하나니
然後驅而之善(연후구이지선)이라
이렇게 한 다음에 그들을 몰아 착한 길로 가게 해야 합니다.
故(고)로 民之從之也輕(민지종지야경)하니이다
그러므로 백성들이 그것을 따라가기 쉽습니다.
今也(금야)에 制民之産(제민지산)하되
지금은 백성들의 생산을 제정한다는 것이,
仰不足以事父母(앙불족이사부모)하며
위로 부모를 섬기기에 부족하고,
俯不足以畜妻子(부불족이축처자)하며
아래로 처자를 넉넉히 기를 수 있기에 부족합니다.
樂歲(락세)에 終身苦(종신고)하고
풍년이 들더라도 종신토록 고생하고
凶年(흉년)에 不免於死亡(불면어사망)하나니
흉년에는 죽음을 면하기가 어렵습니다.
此惟救死而恐不贍(차유구사이공불섬)이어니
이런 상황 아래에서는 죽음을 구제하기도 어려운 형편이니
奚暇(해가)에 治禮義哉(치예의재)리오
어느 겨를에 예의를 다스리겠습니까?
王欲行之(왕욕행지)시면 則盍反其本矣(즉합반기본의)니잇고
만일 왕께서 인정을 펴 보시려면 왜 그 근본으로 돌아가지 않습니까.
五畝之宅(오무지택)에 樹之以桑(수지이상)이면
5묘의 집터에 뽕나무를 심도록 하면,
五十者可以衣帛矣(오십자가이의백의)며
쉰 살 노인이 비단 옷을 입을 수 있으며
鷄豚狗彘之畜(계돈구체지축)을
닭, 돼지, 개 등을 기르는 것을
無失其時(무실기시)면
때를 놓치지 않는다면
七十者可以食肉矣(칠십자가이식육의)며
일흔 노인도 고기를 먹을 수 있으며
百畝之田(백무지전)을 勿奪其時(물탈기시)면
백 묘의 전답을 가진 자에게서 농사철을 빼앗지 않는다면
八口之家可以無飢矣(팔구지가가이무기의)며
8명의 식구가 굶주림이 없을 것입니다.
謹庠序之敎(근상서지교)하여
학교 교육을 근엄하게 실시하여
申之以孝悌之義(신지이효제지의)면
부모와 우애의 뜻을 그들에게 편다면
頒白者不負載於道路矣(반백자불부재어도로의)리니
길거리에 반백의 노인이 무거운 짐을 이고 지고 다니지 않게 될 것이니
老者衣帛食肉(노자의백식육)하며
노인이 비단옷 입고 고기반찬을 먹으며
黎民(려민)이 不飢不寒(불기불한)이오
백성들이 굶주리지 않고 춥지 않게 되고서야
然而不王者未之有也(연이불왕자미지유야)니이다
그런 뒤에 왕 노릇을 못한 자는 일찍이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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