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二 爲學 5. 쓸데없는 명성을 구하지 말라.

강병현 2014. 7. 23. 21:38

卷二 爲學 5. 쓸데없는 명성을 구하지 말라.

 

 

伊川先生答朱長文書曰(이천선생답주장문서왈)

이천 선생이 주장문(朱長文)에게 회답한 글에 말하기를,

聖賢之言(성현지언) 不得已也(불득이야)

"성현의 말씀은, 부득이한 것이다.

盖有是言(개유시언) 則是理明(즉시리명)

대개 말씀이 있으면, 이치가 분명해 지는 것이고,

無是言(무시언) 則天下之理有闕焉(즉천하지리유궐언)

말씀이 없으면, 천하의 이치가 모자람이 있는 것이다.

如彼耒耜陶冶之器(여피뢰사도야지기) 一不制(일부제)

마치 저 농기구나 생활 도구를, 하나라도 만들어 내지 않는다면,

則生人之道有不足矣(즉생인지도유부족의)

백성들의 생활에 부족함이 있는 것과 같으니,

聖賢之言(성현지언) 雖欲已得乎(수욕이득호)

성현의 말씀을, 비록 그만두고 싶을지라도 안되는 것이다.

然其包涵盡天下之理(연기포함진천하지리) 亦甚約也(역심약야)

그래서 천하의 이치를 모두 포함해도, 또한 매우 간략하게 한 것이다.

後之人(후지인) 始執券(시집권)

후세의 사람들은, 처음으로 책을 읽을 때,

則以文章爲先(즉이문장위선) 平生所爲(평생소위) 動多於聖人(동다어성인)

문장을 앞세우고 있으니, 평생에 한 바가, 성인보다도 많다.

然有之無所補(연유지무소보)

그러나 그것이 있어서 사람이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도 없고,

無之靡所闕(무지미소궐)

그것이 없다고 해서 아쉬울 것도 없다.

乃無用之贅言也(내무용지췌언야) 不止贅而已(부지췌이이)

곧 쓸데없는 혹과 같은 이야기이다. 쓸데없을 뿐만 아니라,

旣不得其要(기불득기요) 則離眞失正(즉리진실정)

그 긴요한 점을 얻지 못하였으니, 진실에서 떠나 바른 것을 잃게 되어,

反害於道(반해어도) 必矣(필의)

오히려 도(道)에 있어서는, 반드시 해(害)가 될 것이다.

來書所謂(내서소위)

보내온 글에 말한,

欲使後人見其不忘乎善(욕사후인견기불망호선)

‘그 선한 것을 잊지 않음을 후세 사람에게 보이고 싶다’하였으니,

此乃世人之私心也(차내세인지사심야)

이것은 세상 사람의 사사로운 마음인 것이다.

夫子疾沒世而名不稱焉者(부자질몰세이명불칭언자)

공자는 죽은 후에 그 이름이 칭송되지 않을 것을 걱정하셨지만,

疾沒身無善可稱云爾(질몰신무선가칭운이)

그것은 죽은 후에 칭송받을 만한 선행(善行)이 없었음을 걱정한 것이지,

非謂疾無名也(비위질무명야)

명성이 없을까봐 걱정한 것은 아니다.

名者可以厲中人(명자가이려중인)

명성이라는 것은 보통 사람들을 격려하기는 하지만,

君子所存(군자소존) 非所汲汲(비소급급)

군자가 지닐 것은, 급급하게 구할 것이 아니다"고 하였다.

                      <이천문집(伊川文集)> 제5(第五) 답주장문서(答朱長文書)

 

 

주장문(朱長文)의 자(字)는 백원(伯原)이며 호(號)는 낙포(樂圃)이다.소주(蘇州)오현(吳縣) 사람으로, 손태산(孫泰山)의 제자이다. 원우(元祐) 연간에 태학 박사(太學博士)가 되었고, <문집> 300권을 남겼다. 이 주장문이 보낸 편지에 회답한 이천 선생의 글로서 옛 성현과 같이 명리(明理)에 힘쓰지 않고, 명성을 구하는데 급급하여 쓸데없는 문장의 공부에만 힘쓰는 것을 경계하라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