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 제12편第12篇 세난說難 : 역린을 건드리지 마라

강병현 2014. 7. 23. 22:45

한비자韓非子 제12편第12篇 세난說難 : 역린을 건드리지 마라

 

- 韓非子 第12篇 說難[5]-

 

昔者彌子瑕有寵於衛君(석자미자하유총어위군)

옛날 미자하가 위나라 임금에게 사랑을 받았다.

衛國之法(위국지법)

위나라 법에

竊駕君車者罪刖(절가군거자죄월)

몰래 임금의 수레를 탄 사람은 다리를 끊게 되어 있었다.

彌子瑕母病(미자하모병)

미자하의 어머니가 병으로

人聞有夜告彌子(인문유야고미자)

위독하다는 소식을 듣고

彌子矯駕君車以出(미자교가군거이출)

임금의 명령이라 속이고 임금의 수레를 타고 나갔다.

君聞而賢之(군문이현지)

그것을 들은 영공은 죄를 묻기는커녕 크게 칭찬을 하는 것이었다.

曰孝哉(왈효재) 爲母之故(위모지고)

“효성이 지극하구나.” 어머니를 생각한 나머지

忘其犯刖罪(망기범월죄)

제 발이 잘리는 것도 잊고 있었으니

異日(리일) 與君遊於果園(여군유어과원)

또 어느 날 영공을 모시고 과수원으로 산책을 나간 일이 있었다.

食桃而甘(식도이감)

복숭아를 먹던 미자하는 너무도 복숭아가 맛있는지라,

不盡(부진) 以其半啗君(이기반담군)

먹다 남은 반을 영공에게 권했다.

君曰(군왈)

영공이 말하기를

愛我哉(애아재)

임금을 사랑하는 마음이 극진하구나

忘其口味(망기구미) 以啖寡人(이담과인)

제가 먹던 것도 잊어버리고 나를 먹으라고 권하니

及彌子色衰愛弛(급미자색쇠애이)

그러나 이윽고 미자하의 얼굴이 못해져 가자 영공의 사랑도 식어 갔다.

得罪於君(득죄어군) 君曰(군왈)

그렇게 되자 영공은 미자하가 앞서 한 일들이 괘씸하게 생각되어, 말하기를

是固嘗矯駕吾車(시고상교가오거)

이놈은 거짓말로 내 수레를 타고 나간 적이 있었다.

又嘗啗我以餘桃(우상담아이여도)

또 언젠가는 먹다 남은 복숭아를 먹인 일도 있다.

故彌子之行未變於初也(고미자지항미변어초야)

미자하가 한 행동은 하나뿐이다. 처음과 같이 변한 것은 없다.

而以前之所以見賢(이이전지소이견현) 而後獲罪者(이후획죄자)

그런데 그것이 앞서는 칭찬을 받고 뒤에는 죄를 쓰게 되었다.

愛憎之變也(애증지변야)

단지 영공의 사랑이 미움으로 바뀐 까닭이다.

故有愛於主(고유애어주)

말하자면 상대방이 나를 좋아할 때에는 옳은 말을 하면

則智當而加親(칙지당이가친)

금방 마음에 들어 더욱 가까이 하게 된다.

有憎於主(유증어주) 則智不當(즉지부당)

그러나 처음부터 미워하고 있다면 옳은 말을 해도

見罪而加疏(견죄이가소)

받아들이지 않고 더욱 멀어질 뿐이다.

故諫說談論之士(고간설담논지사)

그러므로 의견을 말하고 일께워 주려거든

不可不察愛憎之主(부가부찰애증지주) 而後說焉(이후설언)

먼저 상대방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를 안 다음에 그것을 실행해야 한다.

夫龍之爲虫也(부룡지위충야) 柔可狎而騎也(유가압이기야)

용이라는 동물은 길만 잘 들이면 사람이 타고 다닐 정도로 순한 짐승이다.

然其喉下有逆鱗徑尺(연기후하유역린경척)

그런데 턱 밑 언저리에 직경이 한 자나 되는 바늘이 거슬러 나 있어서

若人有嬰之者(야인유영지자) 則必殺人(즉필살인)

이를 건드리기만 하면 당장 물어 죽이고 만다.

人主亦有逆鱗(인주역유역린)

임금에게도 이같이 거슬러 난 비늘이 있어 이것을 <역린>이라고 한다.

說者能無嬰人主之逆鱗(설자능무영인주지역린) 則幾矣(칙기의)

이 역린을 건드리는 일이 없이 달랠 수만 있다면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