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天瑞編 [ 3 ] 천지의 도는 음이 아니면 양이다.

강병현 2016. 9. 1. 21:47

列子 天瑞編 [ 3 ] 천지의 도는 음이 아니면 양이다.

 

子列子曰(자열자왈)

자열자가 말하였다.

天地無全功(천지무전공)

천지에는 모든 공적이 없고

聖人無全能(성인무전능)

성인에게는 전능함이 없으며,

萬物無全用(만물무전용)

만물에는 온전히 쓰는 것이 없다.

故天職生覆(고천직생복)

그러므로 하늘은 만물을 태어나게 하고 덮는 것을 직분으로 하고

地職形載(지직형재)

땅은 만물을 형성하여 받치는 것을 직분으로 하고

聖職敎化(성직교화) 物職所宜(물직소의)

성인은 교화를 직분으로 하고, 만물은 마땅한 것을 직분으로 한다.

然則天有所短(연즉천유소단) 地有所長(지유소장)

그렇다면 하늘도 단점이 있고, 땅도 장점이 있으며

聖有所否(성유소부) 物有所通(물유소통)

성인도 막히는 데가 있고, 만물도 통하는 바가 있는 것이다.

何則(하즉)

왜냐하면

生覆者不能形載(생복자부능형재)

태어나고 덮는 것은 형성하고 받치는 일을 하지 못하고

形載者不能敎化(형재자부능교화)

형성하고 받치는 것은 교화를 하지 못하고

敎化者不能違所宜(교화자부능위소의)

교화하는 것은 마땅한 바에 어긋나는 일을 하지 못하고

宜定者不出所位(의정자부출소위)

마땅하게 정하는 자는 자리할 곳으로 나오지 못하기 때문이다.

故天地之道(고천지지도) 非陰則陽(비음즉양)

그러므로 천지의 도는, 음이 아니면 양이요

聖人之敎(성인지교) 非仁則義(비인즉의)

성인의 가르침은, 인이 아니면 곧 의이다.

萬物之宜(만물지의) 非柔則剛(비유즉강)

만물의 마땅함은, 부드러움이 아니면 곧 굳셈이다.

此皆隨所宜而(차개수소의이)

이것은 모두 마땅한 바에 따라서

不能出所位者也(불능출소위자야)

자리할 곳으로 나아가지 못하는 것이다.

故有生者(고유생자) 有生生者(유생생자)

그러므로 생성하는 것도 있고, 생성하는 사물을 생성하게 하는 것도 있으며,

有形者(유형자) 有形形者(유형형자)

형상이 있는 것도 있고, 형상이 있는 사물을 형상이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有聲者(유성자) 有聲聲者(유성성자)

소리가 있는 것도 있고 소리가 있는 사물을 소리가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有色者(유색자) 有色色者(유색색자)

빛깔이 있는 것도 있고 빛깔이 있는 것을 빛깔이 있게 하는 것도 있으며,

有味者(유미자) 有味味者(유미미자)

맛이 있는 것도 있으며 맛이 있는 것이 맛이 있게 하는 것도 있다.

生之所生者死矣(생지소생자사의)

생성되어진 사물은 사멸되지만

而生生者未嘗終(이생생자미상종)

사물을 생성하게 하는 생성은 종말이 없다.

形之所形者實矣(형지소형자실의)

형상이 있는 물건은 실제로 존재하지만

而形形者未嘗有(이형형자미상유)

형상이 있는 사물을 형상이 있게 하는 그 무엇은 존재한 적이 없다.

聲之所聲者聞矣(성지소성자문의)

소리가 있는 물건은 들을 수 있지만

而聲聲者未嘗發(이성성자미상발)

소리가 있는 물건을 소리가 있게 하는 그 무엇은 소리를 낸 적이 없다.

色之所色者彰矣(색지소색자창의)

빛깔이 있는 물건은 빛날 수 있지만

而色色者未嘗顯(이색색자미상현)

빛깔이 있는 물건을 빛깔이 있게 하는 그 무엇은 일찍이 나타난 적이 없다.

味之所味者嘗矣(미지소미자상의)

맛이 있는 물건은 맛볼 수 있지만

而味味者未嘗呈(이미미자미상정)

맛있는 물건을 맛있게 하는 그 무엇은 일찍이 맛이 있었던 적이 없다.

皆無爲之職也(개무위지직야)

그러므로 이것은 모두 없는 것으로 직분을 삼기 때문이다.

能陰能陽(능음능양)

음일 수도 있고 양일 수도 있으며,

能柔能剛(능유능강)

유할 수도 있고 강할 수도 있으며,

能短能長(능단능장)

짧을 수도 있고 길 수도 있으며,

能圓能方(능원능방)

둥글 수도 있고 모날 수도 있다.

能生能死(능생능사)

살 수도 있고 죽을 수도 있으며,

能暑能涼(능서능량)

더울 수도 있고 서늘할 수도 있으며,

能浮能沉(능부능침)

떠오를 수도 있고 가라앉을 수도 있다.

能宮能商(능궁능상)

소리가 궁성일 수도 있고 상성일 수도 있으며,

能出能沒(능출능몰)

모습이 나타날 수도 있고 사라질 수도 있다.

能玄能黃(능현능황)

빛깔이 검을 수도 있고 누럴 수도 있으며,

能甘能苦(능감능고)

맛이 달수도 있고 쓸 수도 있다.

能羶能香(능전능향)

냄새는 나쁠 수도 있고 좋을 수도 있다.

無知也(무지야) 無能也(무능야)

도를 체득한 성인은 아는 것이 없으면서 능한 것도 없으며

而無不知也(이무부지야) 而無不能也(이무부능야)

알지 못하는 것도 없고, 능하지 못한 것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