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說符編 [ 13 ] 마침내 나에게도 닥칠 것이 아니겠는가.

강병현 2016. 10. 2. 15:17

列子 說符編 [ 13 ] 마침내 나에게도 닥칠 것이 아니겠는가.

 

 

趙襄子使新穉稚穆子攻翟(조양자사신치치목자공적)

조양자(趙襄子)는 신치목자(新穉穆子)로 하여금

북적(北狄)의 나라인 적()을 공격하게 하였는데,

勝之(승지) 取左人中人(취좌인중인)

승리를 거두어, 좌인(左人)과 중인(中人)의 두 지역을 빼앗고,

使遽人謁之(사거인알지)

파발을 시켜 그 사실을 보고하게 하였다.

襄子方食而有憂色(양자방식이유우색)

양자가 바야흐로 식사하는 중에 보고를 받고,

左右曰(좌우왈)

그래서 좌우의 측근이 말하기를,

一朝而兩城下(일조이량성하) 此人之所喜也(차인지소희야)

하루아침에 두 성을 함락시켰으니, 이것은 누구나 기뻐하는 바입니다.

今君有憂色(금군유우색)

그런데 지금 군주께서는 도리어 근심스러운 표정이시니,

何也(하야)

무슨 까닭이십니까?”하니,

襄子曰(양자왈)

조양자가 말하였다.

夫江河之大也(부강하지대야) 不過三日(불과삼일)

대저 강하(江河)의 큰물도, 사흘을 지나지 못하고,

飄風暴雨不終朝(표풍포우부종조)

표풍이나 폭우도 아침이 끝날 때까지 이어지지 않는다.

日中不須臾(일중부수유)

해가 중천에 있는 것도 잠시를 지속하지 않는다.

今趙氏之德行(금조씨지덕항) 無所施於積(무소시어적)

지금 우리 조씨의 덕행을, 쌓음이 거듭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一朝而兩城下(일조이량성하)

하루아침에 두 성을 함락시켰지만,

亡其及我哉(망기급아재)

그 멸망하는 일이 마침내 나에게도 닥칠 것이 아니겠는가?”라고 하였다.

孔子聞之曰(공자문지왈)

공자가 이 말을 듣고 말하였다.

趙氏其昌乎(조씨기창호)

조씨(趙氏)는 창성(昌盛)할 것인가.

夫憂者所以爲昌也(부우자소이위창야)

대저 근심하는 것은 창성할 것의 원인이요.

喜者所以爲亡也(희자소이위망야)

기뻐하는 것은 멸망할 것의 원인이 된다.

勝非其難者也(승비기난자야)

승리는 그것이 어려운 것이 아니요.

持之其難者也(지지기난자야)

승리를 보지(保持)하는 것이 어려운 것이다.

賢主以此持勝(현주이차지승)

현명한 군주는 그렇게 생각하는 것으로써 그 승리를 보지(保持)하므로,

故其福及後世(고기복급후세)

그 복이 후세에 미치게 되는 것이다.

齊楚吳越皆嘗勝矣(제초오월개상승의)

제초오월(齊楚吳越)등의 나라들은 모두 일찍이 승리를 거두었지만,

然卒取亡焉(연졸취망언)

마침내 멸망하고 말았다.

不達乎持勝也(부달호지승야)

그것은 승리를 보지(保持)하는 생각이 미치지 못해서였다.

唯有道之主爲能持勝(유유도지주위능지승)

오직 도()있는 군주만이 능히 승리를 보지(保持)할 수 있는 것이다.”

孔子之勁(공자지경) 能拓國門之關(능척국문지관)

공자의 굳셈은, 능히 나라 문의 빗장을 열 수 있지만,

而不肯以力聞(이불긍이력문)

굳이 힘을 썼다는 말을 듣지 못하고,

墨子爲守攻(묵자위수공)

묵자는 공수반의 공격을 끝까지 지켜내어,

公輸般服(공수반복) 而不肯以兵知(이불긍이병지)

공수반을 굴복시켰지만, 굳이 병법으로 알려지지 않는다.

故善持勝者(고선지승자)

그러므로 승리를 잘 보지(保持)하는 사람은,

以彊爲弱(이강위약)

강한 것을 역으로 약한 것이라고 생각하여 자중(自重)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