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자(列子)[完]

列子 說符編 [ 16 ] 과연 천하의 명마(名馬)였다.

강병현 2016. 10. 2. 15:20

列子 說符編 [ 16 ] 과연 천하의 명마(名馬)였다.

 

 

秦穆公謂伯樂曰(진목공위백낙왈)

진나라의 목공이 백락에게 일러 말했다.

子之年長矣(자지년장의)

그대는 나이가 많고 늙었으니,

子姓有可使求馬者乎(자성유가사구마자호)

그대의 집안에 말을 구하게 할 만한 다른 사람이 있는가?”

伯樂對曰(백낙대왈)

백락이 대답하였다.

良馬(량마) 可形容筋骨相也(가형용근골상야)

좋은 말은, 형상과 자세와 근육과 골격으로 분별할 수 있습니다만,

天下之馬者(천하지마자)

천하제일의 명마는,

若滅若沒(약멸약몰) 若亡若失(약망약실)

잡을 만한 특징이 없어서, 알아내기가 어렵습니다.

若此者絶塵弭(약차자절진미)

이와 같은 말은 행동이 빨라서 먼지도 일으키지 않고,

발을 땅에다 붙이지 않으니 좀처럼 그 자국을 볼 수 없습니다.

臣之子皆下才也(신지자개하재야)

신의 자식들은 모두 재주가 떨어져,

可告以良馬(가고이량마)

양마정도는 구할 수 있지만,

不可告以天下之馬也(부가고이천하지마야)

천하제일의 명마는 분별하여 구할 수 없습니다.

臣有所與共擔纏薪菜者(신유소여공담전신채자)

신과 더불어 함께 고삐를 잡고 땔나무하는 사람이 있는데,

有九方皐(유구방고)

구방고(九方皐)라고 합니다.

此其於馬(차기어마) 非臣之下也(비신지하야)

말에 있어서는, 신에게 뒤지지 아니하니,

請見之(청견지)

청하옵건대 그를 만나 보아 주십시오.”

穆公見之(목공견지) 使行求馬(사항구마)

목공이 구방고를 불러서 보고, 가서 천하제일의 명마를 구해 오게 하였다.

三月而反(삼월이반) 報曰(보왈)

그런데 석 달 만에 돌아와서, 보고하여 말했다.

已得之矣(이득지의) 在沙丘(재사구)

이미 말을 찾았으니, 그 말은 사구(砂丘)에 있습니다.”

穆公曰(목공왈)

그래서 목공이 물었다.

何馬也(하마야)

말이 어떻더냐?”

對曰(대왈)

구방고가 대답하여 아뢰었다.

牝而黃(빈이황)

암컷인데 누런 말입니다.”

使人往取之(사인왕취지)

그래서 사람을 시켜 그 말을 끌고 오게 하니,

牡而驪(모이려)

그 말은 수컷인데 검은 말이었다.

穆公不說(목공부설) 召伯樂而謂之曰(소백낙이위지왈)

이에 목공은 기분이 좋지 않아서, 백락을 불러다가 말하였다.

敗矣(패의) 子所使求馬者(자소사구마자)

실패로다. 그대가 추천하여 말을 구해 오도록 한 사람은,

色物牝牡尙弗能知(색물빈모상불능지)

말의 빛깔과 암수의 구별조차 분별하지 못하니,

又何馬之能知也(우하마지능지야)

또 어찌 말을 능히 알 수 있겠는가.”

伯樂喟然太息曰(백낙위연태식왈)

이에 백락이 위연(喟然)히 탄식하며 말하였다.

一至於此乎(일지어차호)

참으로 이 경지에 까지 이르렀는가.

是乃其所以千萬(시내기소이천만)

이것은 곧 신보다 뛰어나기 천만 배나 되는 것으로서,

臣而無數者也(신이무삭자야)

헤아릴 수 없는 것입니다.

若臯之所觀(야고지소관) 天機也(천기야)

구방고가 보는 것은, 선천적인 소질입니다.

得其精而忘其麤(득기정이망기추)

그 정신을 얻어서 육체를 잊고,

在其內而忘其外(재기내이망기외)

그 내용을 보고서 외형을 잊은 것입니다.

見其所見(견기소견)

그 눈에 뜨이는 점인 선천적인 요소를 보고,

不見其所不見(부견기소부견)

그 보이지 않는 점인 후천적 요소를 보지 않았으며,

視其所視(시기소시)

그 주시할 필요가 없는 점인,

而遺其所不視(이유기소불시)

육체나 외형은 마음에 두지 않았던 것입니다.

若皐之相馬(야고지상마)

구방고가 말을 분별하는 것과 같은 것은,

乃有貴乎馬者也(내유귀호마자야)

다만 말을 볼 뿐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것입니다.”

馬至(마지) 果天下之馬也(과천하지마야)

그래서 그 말을 끌어 와서 보니, 과연 천하제일의 명마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