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七 出處 15. 우물을 맑게 하였으나 마시는 사람이 없다.

강병현 2016. 11. 3. 11:38

卷七 出處 15. 우물을 맑게 하였으나 마시는 사람이 없다.

 

 

井之九三(정지구삼)

정괘(井卦)의 구3(九三爻),

 

渫治而不見食(설치이불견식)

우물물을 맑게 하였으나 마시는 사람이 없다는 것은,

 

乃人有才智而不見用(내인유재지이불견용)

곧 사람이 재주와 지혜가 있어도 쓰임을 받지 못한 것과 같다.

 

以不得行爲憂惻也(이부득행위우측야)

()를 행하는 것을 얻지 못하였으므로 근심하고 슬퍼하는 것인데,

 

蓋剛而不中(개강이부중)

대개 강()하기는 해도 중()이 되지 못하기 때문에,

 

故切於施爲(고절어시위)

그러므로 간절하게 행하려는 것이다.

 

異乎用之則行舍之則藏者矣(이호용지즉행사지즉장자의)

등용되면 행하고 버려지면 물러나 앉는다는 것과는 다른 것이다.

    

                                                    <이천역전(伊川易傳)>정괘(井卦)3(九三箋)

 

용지즉행사지즉장(用之則行舍之則藏), <논어>술이편에 공자가 안연에게 말하기를, "등용되면 나아가 행하고, 버려지면 물러나 앉는다[用之則行(용지즉행) 舍之則藏(사지즉장)]"는 말을 인용한 것으로, 이 말은 공자가 안연을 칭찬하여 이른 말이다. 이 대목은 <주역> 정괘(井卦) 3(九三爻)를 풀이한 것이다. 우물물은 퍼내도 마르지 않으며, 사람이 생활하는 데 소중한 것이다. 때로는 퍼내어 새로운 물이 괴게 해야 하는데, 그 맑은 물을 길어 내지 않아서 썩고 마니, 괴롭고 슬프다는 말이다. 그러므로 공자가 안연을 칭찬하여 한 말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