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비자

[한비자韓非子]第三十六篇 論難(一) : 모순(矛盾) , 몸으로 다스리지 마라

강병현 2020. 2. 16. 15:38

[한비자韓非子]第三十六篇 論難() : 모순(矛盾) , 몸으로 다스리지 마라

 

韓非子 第36篇 論難()2]-

 

歷山之農者侵畔(여산지농자침반),

여산의 농부들은 밭고랑을 서로 침범하고 있었다.

 

舜往耕焉(순왕경언), 朞年(기년), 甽畝正(순묘정)

순이 가서 경작을 하니, 1년쯤 뒤에는 밭고랑이 바르게 되었다.

 

河濱之漁者爭坻(하빈지어자쟁저),

황하 강변의 어부들은 물 가운데의 나지막한 낚시터를 두고 다투고 있었는데

 

舜往漁焉(순왕어언), 朞年而讓長(기년이양장)

순이 가서 낚시질을 하니 1년쯤 뒤에는 손윗사람에게 양보하게 되었다.

 

東夷之陶者器苦窳(동이지도자기고유),

동이의 도공이 만든 그릇은 조악했었는데

 

舜往陶焉(순왕도언), 朞年而器牢(기년이기뢰)

순이 가서 도자기를 만드니 1년쯤 후에는 그 제품이 좋아졌다.

 

仲尼歎曰(중니탄왈):

공자는 이러한 일에 대하여 감격하여 말했다.

 

" (), 漁與陶(어여도), 非舜官也(비순관야),

농사나 어업은 도자기 제조와 함께 순의 본업이 아니다.

 

而舜往爲之者(이순왕위지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이 가서 작업을 한 것은

 

所以救敗也(소이구패야)

백성의 잘못을 시정하기 위한 것이다.

 

舜其信仁乎(순기신인호)!

순은 실로 인자(仁者)인 것이다.

 

乃躬藉處苦而民從之(내궁자처고이민종지)

스스로 경작을 하며 고생스러운 일을 하니 백성은 그를 따르게 된 것이다.

 

故曰(고왈): 聖人之德化乎(성인지덕화호)! "

그러므로 성인의 덕화는 탁월하다고 하는 것이다.”

 

或問儒者曰(혹문유자왈):

어떤 사람이 유자(儒者)에게 이렇게 말했다.

 

" 方此時也(방차시야), 堯安在(요안재)? "

그 때 요는 어디에서 무얼 하고 있었을까.”

 

其人曰(기인왈): " 堯爲天子(요위천자)"

선비가 말했다. “요는 그 때 천자였다.”

 

" 然則(연즉), 仲尼之聖堯奈何(중니지성요내하)?

어떤 사람이 말했다.

그렇다면 공자가 요를 성인이라고 생각한 것은 무엇 때문이었을까.

 

聖人明察在上位(성인명찰재상위),

성인이 지혜를 빛내어 군주의 지위에 오른 것은

 

將使天下無姦也(장사천하무간야)

천하에 간악한 자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일 것이다.

 

今耕漁不爭(금경어부쟁), 陶器不窳(도기불유),

경작과 어업에 대해서 싸움이 없고 도자기가 조악하지 않았다면

 

舜又何德而化(순우하덕이화)?

순이 어째서 덕으로 감화시키려 했겠는가.

 

舜之救敗也(순지구패야), 則是堯有失也(즉시요유실야)

순이 잘못을 시정했다고 한다면 요에게는 결함이 있는 셈이 된다.

 

賢舜(현순), 則去堯之明察(즉거요지명찰);

순이 현자라고 한다면 요의 지혜를 부인하는 것이 되고,

 

聖堯(성요), 則去舜之德化(즉거순지덕화):

요를 성인이라고 하면 순의 덕화를 부인하게 된다.

 

不可兩得也(불가양득야)

양편을 동시에 긍정할 수는 없는 것이다.”

 

楚人有鬻楯與矛者(초인유육순여여자),

초나라에 방패를 팔러 다니는 사람이 있었다.

 

譽之曰(예지왈):

그는 자기 방패를 매우 자랑하며 이렇게 말했다.

 

吾楯之堅(오순지견), 物莫能陷也(물막능함야)

이 방패는 견고하여 어느 것으로도 뚫을 수 없다.”

 

又譽其矛曰(우예기모왈):

또 그는 자기 창을 극찬하며 이렇게 말했다.

 

吾矛之利(오모지리), 於物無不陷也(어물무불함야)

이 창은 날카롭기 때문에 이것을 막아낼 물건은 천하에 없다.”

 

或曰(혹왈):

이 말을 듣고 있던 어떤 행인이 말했다.

 

以子之矛陷子之楯(이자지모함자지순), 何如(하여)? ’

당신의 창으로 당신의 방패를 찌르면 어떻게 되는가.”

 

其人弗能應也(기인불능응야)

상인은 아무 말도 못했다고 한다.

 

夫不可陷之楯與無不陷之矛(부줄가함지순여무불함지모),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패와 무엇이나 뚫을 수 있는 창은

 

不可同世而立(불가동세이립)

이 세상에 동시에 존재할 수가 없는 것이다.

 

今堯(금요) · 舜之不可兩譽(순지불가양예),

우리가 요와 순의 양자를 동시에 극찬할 수 없는 것도

 

矛楯之說也(모순지설야)

이 창과 방패와의 관계와 같은 것이다. 그 뿐 아니라.

 

且舜救敗(차순구패), 朞年已一過(기년이일과),

순이 잘못을 시정한 것은 꼭 1년 동안에 하나의 잘못을 시정했으며,

 

三年已三過(삼년이삼과)

3년 동안 3가지 잘못을 시정했을 뿐인 것이다.

 

舜有盡(순유진), 壽有盡(수유진),

순은 무수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며, 그 수명도 한도가 있는 것인데

 

天下過無已者(천하과무이자);

세상의 잘못은 끝이 없다.

 

以有盡逐無已(이유진축무이),

한 사람의 한계가 있는 수명으로 끝이 없는 잘못을 고치려 하니

 

所止者寡矣(소지자과의)

그 시정은 한도가 있는 것이다.

 

賞罰(상벌), 使天下必行之(사천하필행지)

그러나 상벌은 천하의 인간에게 법규를 행하게 하는 힘이 있다.

 

令曰(영왈): ‘ 中程者賞(중정자상), 弗中程者誅(불중정자주)

명령을 내려 법규에 따른 자는 포상하고, 어긴 자는 벌한다.

 

令朝至暮變(영조지모변),

아침에 이 명령이 내려지면 저녁에는 시정되고,

 

暮至朝變(모지조변),

저녁 때 내려지면 아침에 바로잡히며,

 

十日而海內畢矣(십일이해내필의),

10일 뒤에는 세상의 모든 사람이 바르게 살게 된다.

 

奚待朞年(해대기년)?

어찌 1년 동안이나 기다릴 필요가 있겠는가.

 

舜猶不以此說堯令從己(순유불이차설요령종기),

그러나 순만은 이 생각을 요에게 설득하여 행하도록 하지 않고,

 

乃躬親(내궁친), 不亦無術乎(불역무술호)?

스스로 나가서 백성을 감화하려고 했던 것이다. 전혀 정책적인 면이 없지 않은가.

 

且夫以身爲苦而後化民者(차부이신위고이후화민자),

그리고 또 자기 몸뚱이를 괴롭히고 있는 백성들을 감화하려는 것은

 

() · 舜之所難也(순지소난야):

요나 순이라 하더라도 어려운 일이며,

 

處勢而驕下者(처세이교하자),

권세의 지위에 있는 자가 명령을 내린다는 것은

 

庸主之所易也(용주지소이야)

평범한 군주도 할 수 있는 노릇이었다.

 

將治天下(장치천하), 釋庸主之所易(석용주지소이),

천하를 다스리려는 자가 평범한 군주도 쉽게 할 수 있는 일을 버리고,

 

道堯(도요) · 舜之所難(순지소난),

요나 순에게도 어려운 방침을 따르겠다는 것은

 

未可與爲政也(미가여위정야)"

도무지 정치를 할 자격이 없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