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七 出處 34.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고 할 수 없다

강병현 2020. 11. 5. 22:11

卷七 出處 34.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고 할 수 없다

 

 

問(문)

묻기를,

 

家貧親老(가빈친노) 應擧求仕(응거구사)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가 연로하여, 과거에 응시하고 벼슬을 구하려 하는데,

 

不免有得失之累(불면유득실지루)

반드시 녹(祿)을 받게 될지 못받게 될지 걱정을 면할 수 없습니다.

 

何修可以免此(하수가이면차)

어떻게 하면 이 걱정을 면할 수 있을까요?"하니,

 

伊川先生曰(이천선생왈)

이천 선생이 말하기를,

 

此只是志不勝氣(차지시지불승기)

이것은 다만 뜻이 기(氣)를 이기지 못한 것이니,

 

若志勝(약지승) 自無此累(자무차루)

만약 뜻이 기를 이긴다면, 그 걱정은 저절로 없어질 것이다.

 

家貧親老(가빈친노)

집이 가난하고 어버이가 연로하시다면,

 

須用祿仕(수용록사)

모름지기 벼슬을 하여 녹을 받아야 하나,

 

然得之不得爲有命(연득지불득위유명)

그러나 이것을 얻고 얻지 못하는 것은 천명(天命)에 있다"고 하였다.

 

曰(왈)

묻기를,

 

在己固可(재기고가) 爲親奈何(위친내하)

"자기에게 있어서는 좋지만, 어버이를 위해서는 어떻습니까?"하니,

 

曰(왈)

대답하기를,

 

爲己爲親也(위기위친야) 只是一事(지시일사)

"자기를 위한 것이나 어버이를 위한 것이나, 다만 같은 일이다.

 

若不得(약부득) 其如命何(기여명하)

만약 얻지 못한다 해도, 그것이 천명이니 어찌하랴.

 

孔子曰(공자왈)

공자는 말하기를,

 

不知命(부지명) 無以爲君子(무이위군자)

‘천명을 알지 못하면, 군자라고 할 수 없다’하였으니,

 

人苟不知命(인구부지명)

사람이 진실로 천명을 알지 못하면,

 

見患亂必避(견환란필피)

환난(患難)을 만나서 반드시 피하려 하고,

 

遇得喪必動(우득상필동)

상(喪)을 얻게 되면 반드시 마음이 동요되며,

 

見利必趨(견리필추)

이익을 보게 되면 반드시 달려가니,

 

其何以爲君子(기하이위군자)

그 어찌 군자라고 할 수 있겠는가?"

 

<정씨유서(程氏遺書)>제18편(第十八篇)

 

반드시 성공하고자 하는 자는 그 뜻을 밀고 나아가 기(氣)를 이길수 있다면 실패의 걱정은 자연히 소멸되는 것이다. 그러나 연로하신 부모를 위하든 자신을 위하든 벼슬을 하여 녹을 받는다는 것은, 모두 천명에 달린 것이니, 걱정한다고 해서 되는 일도 아니다. 그러므로 스스로 깨달아서 천명에 순응해야 한다는 이천 선생의 말이다. 천명임을 알고, 그에 응하여 마땅한 대처를 할 수 있는 것은 군자만의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