卷八 治體 2. 요순(堯舜)의 도와 패자(覇者)의 도
明道先生嘗於神宗曰(명도선생상어신종왈)
명도 선생이 일찍이 신종(神宗)에게 말하기를,
得天理之正(득천리지정) 極人倫之至者(극인륜지지자)
"천리(天理)의 올바른 것을 얻고, 인륜(人倫)의 지극함을 이룬 것이,
堯舜之道也(요순지도야)
요순(堯舜)의 도(道)입니다.
用其私心(용기사심) 依仁義之偏者(의인의지편자)
그 사심을 써서, 인의(仁義)의 치우친 모습에 의지한 것은,
覇者之事也(패자지사야)
패자(覇者)의 일입니다.
王道如砥(왕도여지)
왕도(王道) 정치란 마치 숫돌처럼 평평해서,
本乎人情(본호인정) 出乎禮義(출호예의)
인정에 근본을 두고, 예의에서 나오는 것이니,
若履大路而行無復回曲(약리대로이행무부회곡)
이것은 큰 길을 따라 걷는 것과 같아서 휘거나 굽는 일은 없습니다.
覇者(패자) 崎嶇反側於由徑之中(기구반측어유경지중)
패자(覇者)는, 험난하고 좁은 길 가운데서 불안하고 위태로워,
而卒不可與入堯舜之道(이졸불가여입요순지도)
끝내는 요순의 도에 들어갈 수가 없는 것입니다.
故誠心而王則王矣(고성심이왕즉왕의)
그러므로 정성된 마음으로써 왕자(王者)가 되려면 올바른 임금이 될 것이고
假之而覇則覇矣(가지이패즉패의)
패자를 빌리면 곧 패자가 될 것입니다.
二者其道不同(이자기도부동) 在審其初而已(재심기초이이)
이 두가지의 도는 같지 않아서, 임금 노릇을 하는 시초에 있을 뿐입니다.
易所謂差若毫釐(역소위차약호리)
<주역>에서 말한 것처럼 털끝만한 것이,
繆以千里者(무이천리자)
천리(千里)의 차이를 나타내는 것이니,
其初不可不審也(기초불가불심야)
그 처음을 살피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惟陛下稽先聖之言(유폐하계선성지언)
오직 폐하께서 성인의 말씀을 상고하시고,
察人事之理(찰인사지리) 知堯舜之道(지요순지도)
인사(人事)의 이치를 살펴서, 요순의 도를 알고,
備於己(비어기)
자신에게 구비되도록 하십시오.
反身而誠之(반신이성지) 推之以及四海(추지이급사해)
자신을 반성하고 성심을 다하여, 그것을 온 세상에 미치도록 한다면,
則萬世幸甚(즉만세행심)
만세의 다행한 일이 될 것입니다"라고 하였다.
<명도문집(明道文集) 제2편(第二篇)
왕도정치는 인정에 근본을 두었으므로 좁고 험난한 길이 있을수 없다. 그러나 패자의 정치는 그 사심에 따르므로 좁고 험난할수 밖에 없는 것이다. 사해(四海)를 밝힐 왕은 그 처음을 잘 해야 하면, 그러기 위해서는 성인의 말과 요순의 도를 잘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든다면 정사를 올바르게 펴 나갈 수 있다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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