近思錄

卷九 治法 6. 백성의 마음과 풍습을 다스려라

강병현 2020. 11. 18. 22:53

卷九 治法 6. 백성의 마음과 풍습을 다스려라

 

 

明道先生行狀云(명도선생행장운)

명도 선생이 일생의 행적을 기록한 <행장>에 말하기를,

 

先生爲澤州晉城令(선생위택주진성령)

"선생이 택주(澤州)의 진성령(晉城令)으로 있을 때,

 

民以事至邑者(민이사지읍자)

백성 중에서 일 때문에 읍으로 나오는 자가 있으면,

 

必告之以孝悌忠信(필고지이효제충신)

반드시 효제충신의 도를 알려서,

 

入所以事父母(입소이사부모) 出所以事長上(출소이사장상)

집에 들어가서는 부형을 섬기고, 밖에 나와서는 어른을 받들도록 하였다.

 

度鄕村遠近爲伍保(도향촌원근위오보)

고을의 멀고 가까운 것을 헤아려 오보(伍保)를 만들고,

 

使之力役相助(사지역역상조) 患難相恤(환난상휼)

역사(役事)에는 서로 돕고, 재난에는 서로 구제하며,

 

而姦僞無所容(이간위무소용)

간사스럽고 거짓스러운 것이 없도록 하였다.

 

凡孤煢殘廢者(범고경잔폐자)

의지할 곳 없는 외로운 사람과 불구자는,

 

責之親戚鄕黨(책지친척향당) 使無失所(사무실소)

향당의 친척들에게 책임을 지워, 갈 곳을 잃은 자가 없도록 하였으며,

 

行旅出於其塗者(행려출어기도자) 疾病皆有所養(질병개유소양)

행려자가 도중에서 질병을 얻으면, 모두가 돌봐 주도록 하고,

 

諸鄕皆有敎(제향개유교) 暇時親至(가시친지)

고을마다 모두 학교가 있게 하고, 한가한 때에는 친히 가서,

 

召父老與之語(소부노여지어) 兒童所讀書(아동소독서)

부로(父老)들을 불러 이야기하였으며, 아동들이 글을 읽을 때는,

 

親爲正句讀(친위정구독)

친히 구두(句讀)를 바로잡아 주었다.

 

敎者不善(교자부선) 則爲易置(즉위이치)

교사가 선하지 않으면, 바꾸어 새로 배치하였고,

 

擇子弟之秀者(택자제지수자) 聚而敎之(취이교지)

우수한 자제들을 뽑아서, 모으고 가르쳤다.

 

鄕民爲社會(향민위사회) 爲立科條旌別善惡(위입과조정별선악)

고을 사람들의 사회(社會) 때에는, 과조를 세우고 선과 악을 표명하여,

 

使有勸有恥(사유권유치)

그들로 하여금 선을 권하고 악을 부끄러워 하도록 만들었다"고 하였다.

 

<정씨유서(程氏遺書)> 부록편(附錄篇)

 

명도 선생의 행장의 일부분으로, 백성의 불편한 점을 개선하여 규칙을 정하고 말로써 깨우쳐 주며 몸소 실천한 것을 기록하였다. 외롭고 불구가 된자를 비롯하여 부로(父老)나 아동에 이르기 까지 세심한 배려를한 것을 볼수가 있다. 이로써 보면 먼저 백성의 마음과 민풍(民風)을 잘다스려야 선정(善政)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하고 있는 것이다. 오보(伍保)란, 다섯 집을 오(伍)라 하고, 다섯 오(伍), 곧 25가구를 보(保)라고 하였다.

사회(社會)라는 말은 오늘날에는 어떠 모임이나 단체에서 일을 진행시키는 자를 의미하고 있으나, 본래 사(社)가 토지의 신으로서, 신(神)을 제사 지내는 곳을 가리키는 말이다. 곧‘토지의 신을 제사하기 위해 모이는 곳’을 사회(社會)라고 하였는데, 여기서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곳’이란 의미가 생겨난 것이다. 옛날에는 이 사(社)를 중심으로 촌락이 이루어 졌는데, 집성촌은 이런 풍습에서 만들어진 촌락이라고 볼 수가 있다. 또 이 사일(社日)에는 제사의 의식을 끝내고 술잔치를 벌여 음식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화목을 돋우기도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