晏子春秋

第一 內篇諫上(내편간상) 第二. 경공이 술에 취하여 대부들과 예를 갖추지 말고 놀기를 원하자, 안자가 간하다.

강병현 2007. 8. 8. 11:49

第一 內篇諫上(내편간상) 第二. 경공이 술에 취하여 대부들과 예를 갖추지 말고 놀기를 원하자, 안자가 간하다.

 

第二 景公飮酒酣(경공음주감)原諸大夫無爲禮(원제대부무위례)晏子諫(안자간)

       경공이 술에 취하여 대부들과 예를 갖추지 말고 놀기를 원하자, 안자가 간하다.

 

景公飮酒酣(경공음주감). 曰(왈),

경공이 술에 취하여 기분이 좋아지자, 이렇게 말하였다.

 

今日願與諸大夫爲樂飮(금일원여제대부위락음),

오늘 여러 대부들과 술 마시는 것으로 즐거움을 삼는 터에,

 

請無爲禮(청무위례).

청컨대 서로 예를 차리지 맙시다.

 

晏子蹴然改容曰(안자축연개용왈),

이 말에 안자는 축연히 얼굴색을 바꾸며 이렇게 말하였다.

 

君之言過矣(군지언과의),

임금의 말씀은 지나치십니다.

 

群臣固欲君之無禮也(군신고욕군지무례야).

여러 신하들은 본래부터 임금이 예가 없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力多足以勝其長(역다족이승기장),

그렇게만 되면 힘이 많은 자는 힘으로 이길 수 있고,

 

勇多足以弑其君(용다족이시기군),

용기가 많은 자는 그 임금을 죽일 수가 있기 때문입니다.

 

而禮不使也(이례불사야).

그러나 예가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시키는 것입니다.

 

禽獸以力爲政(금수이력위정), 强者犯弱(강자범약),

금수는 힘으로 제압하여, 강한 자가 약한 자를 범합니다.

 

故日易主(고일역주).

그 때문에 날마다 서열이 바뀌는 것입니다.

 

今君去禮(금위거례), 則是禽獸也(즉시금수야).

지금 임금께서 예를 없앤다면, 금수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群臣以力爲政(군신이력위정),

그러면 여러 신하들은 힘으로 정치를 할 것이며,

 

强者犯弱(강자범약), 而日易主(이일역주),

힘센 자가 약한 자를 범하여, 날마다 임금이 바뀔텐데,

 

君將安立矣(군장안립의).

그렇게 되면 임금께서는 장차 어디에 서 있을 수 있겠습니까?

 

凡人之所以貴于禽獸者(범인지소이귀우금수자),

무릇 사람이 금수보다 귀하다고 하는 것은,

 

以有禮也(이유례야).

바로 예라는 것이 있음으로 해서 구분되는 것입니다.

 

故詩曰(고시왈),

그래서 <시경>에는 이렇게 노래한 것입니다.

 

人而無禮(인이무례), 胡不遄死(호불천사).

사람으로서 예가 없다면, 어찌 일찍 죽지도 않는가?

 

禮(예), 不可無也(예불가무야).

이처럼 예라는 것은 없앨 수가 없는 것입니다.

 

公湎而不聽(공면이불청).         湎:술에 젖을 면

그러나 임금은 술에 취하여 듣지 않았다.

 

少間(소간), 公出(공출), 晏子不起(안자불기).

잠시 후, 임금이 밖으로 나가는 것을 보고도, 안자는 일어서지 않고,

 

公入(공입), 不起(불기).

다시 임금이 들어 올 때에도, 역시 일어서지 않았다.

 

交擧則先飮(교거즉선음).

그뿐 아니라 술잔을 교환할 때에도 자신이 먼저 마시는 것이었다.

 

公怒色變(공노색변),

그러자 경공이 노하여 얼굴색을 바꾸고,

 

抑手疾視(억수질시), 曰(왈),

손으로 상을 누르면서 노려보고 말하였다.

 

曏者(항자)夫子之敎寡人(부자지교과인), 無禮之不可也(무례지불가야).

조금 전에 선생께서 과인에게, 예를 없애는 것은 불가하다고 가르쳤소.

 

寡人出入不起(과인출입불기),

그런데 과인의 출입에 일어서지도 않고,

 

交擧則先飮(교거즉선음), 禮也(예야).

술잔을 교환할 때에도 먼저 마시니, 그것이 예에 맞는 것이오?

 

晏子避席(안자피석), 再拜稽首而請曰(재배계수이청왈),

이에 안자는 자리를 고쳐 앉아, 재배하고 머리를 조아리며 이렇게 청하였다.

 

嬰敢與君言而忘之乎(영감여군언이망지호).

어찌 제가 감히 임금께 드린 말씀을 잊겠습니까?

 

臣以致無禮之實也(신이치무례지실야).

저는 다만 예를 없앨 경우 사실이 이렇다는 것을 보여드리고 있을 뿐입니다.

 

君若欲無禮(군약욕무례), 此是已(차시이).

만약 임금께서 예를 없애고자 하였을 때의 결과가, 바로 이런 것입니다.

 

公曰(공왈)

경공이 그제야 수긍을 하였다.

 

若是(약시), 孤之罪也(고지죄야).

그렇군요. 나의 죄입니다.

 

夫子就席(부자취석),

선생께서는 자리에 앉으십시오.

 

寡人聞命矣(과인문명의).

과인은 명령에 따르겠습니다.

 

觴三行(상삼행), 遂罷酒(수파주).

그리고는 세 번 술잔을 돌린 후, 술자리를 파해 버렸다.

 

蓋是后也(개시후야), 飭法修禮以治國政(칙법수례이치국정),

이런 일이 있은 후부터, 법과 예를 잘 정비하여 국정을 수행하니,

 

而百姓肅也(이백성숙야).

백성들이 모두가 정숙해 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