戰國策

策01東周001-01 <구정(九鼎)>진의 구정 요구와 안솔의 지혜

강병현 2007. 7. 31. 19:32

 

 

[전국책戰國策]

중국 전한 시대의 유향(劉向)이 전국시대(戰國時代; 기원전 475~222)의 수많은 제후국 전략가들의 정치, 군사, 외교등 책략을 모아 집록한 자료를 <전국책(戰國策)>이라 한다.

그러나 초기의 자료는 아주 미흡한 상태여서, 북송의 증공(曾鞏)이 분실된 자료를 사대부가(士大夫家)에서 찾아 보정(補訂)하여 동주(東周), 서주(西周), 진(秦), 제(齊), 초(楚), 연(燕), 조(趙), 위(魏), 한(韓), 송(宋), 위(衛), 중산(중산)의 12개국 486장으로 정리하였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나 열전(列傳)에는 <전국책>의 자료를 많이 이용하였기 때문에 전국책의 내용과 동일한 것이 많다.

<전국책>의 내용은 왕중심 이야기가 아니라 책사(策士), 모사(謀士), 설객(說客)들이 온갖 꾀를 다 부린 이야기가 중심으로 언론(言論)과 사술(詐術)이다. 그리하여 영어로는 Intrigues(음모, 술책)으로 번역되어 있다.

그러나 그 내용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전국시대에는 이른바 칠웅(七雄)인 진(秦), 초(楚), 연(燕), 제(齊), 조(趙), 위(魏), 한(韓)을 중심으로 그 외에 작은 소제후국들이 많았다. 이들 국가들이 효율적으로 통치하고 군사, 외교를 능률적으로 수행하며 상대국에 승리하고 그리하여 천하를 얻을 심오한 이념과 책략들이 이 책에 다 들어 있다.

 

 

策01東周001-01 <구정(九鼎)>진의 구정 요구와 안솔의 지혜

 

 

秦興師臨周而求九鼎(진흥사임주이구구정),

진이 군사를 일으켜 주에 이르러 천자의 보기인 구정을 내놓으라 강요하였다.

 

周君患之(주군환지), 以告顔率(이고안솔).

이에 주군이 크게 근심하며, 안솔에게 대책을 물었다.

 

顔率曰(안솔왈):

안솔이 말하였다.

 

“大王勿憂(대왕물우),

“대왕께서는 근심할 것이 없습니다.

 

臣請東借救於齊(신청동차구어제).”

신이 동쪽 제나라로 가서 구원을 청하도록 해주시기 바랍니다.“

 

顔率至齊(안솔지제), 謂齊王曰(위제왕왈):

안솔이 제나라에 이르러, 제선왕(齊宣王)에게 이렇게 말했다.

 

“夫秦之爲無道也(부진지위무도야),

“무릇 진나라는 무도한 나라입니다.

 

欲興兵臨周而求九鼎(욕흥병임주이구구정),

군사를 일으켜 우리 주나라에게 구정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周之君臣內自盡計(주지군신내자진계): 與秦(여진),

우리 주나라조정의 군신이 모든 계책을 짜낸 끝에, 진나라에 주는 것 보다는

 

不若歸之大國(불약귀지대국).

차라리 제나라에 주느니만 못하다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夫存危國(부존위국), 美名也(미명야);

무릇 위기에 처한 나라를 보존시켜 주는 것은, 명분이 아름다운 것이며

 

得九鼎(득구정), 厚寶也(후보야).

구정을 얻는 것은, 커다란 실리가 있습니다.

 

願大王圖之(원대왕도지).

원컨대 대왕께서는 이를 도모하시기 바랍니다.“

 

齊王大悅(제왕대열), 發師五萬人(발사오만인),

제왕이 크게 기뻐한 나머지, 이에 군사 오만을 출동시키면서

 

使陳臣思將以救周(사진신사장이구주),

진신사(陳臣思)를 장수로 삼아 주나라를 구원케 하였다.

 

而秦兵罷(이진병파).

그러자 진나라는 군사를 철수하고 말았다.